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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 Sylvia Plath - 거울 Mirror

by dig it 2023. 8. 11.

거울

나는 은빛이고 정확하며 선입견이 없다.
무엇이든 보면 즉시 삼키고
있는 그대로일 뿐, 사랑이나 증오로 흐려지지 않는다.
나는 잔혹하지 않고, 다만 충실할 뿐.
모서리가 네 개인 작은 신의 눈.
대부분의 시간 나는 반대편 벽을 응시하지.
분홍빛 얼룩이 묻은 벽을 오래 바라보았기에
그게 내 심장의 일부라고 생각하지. 그러나 벽이
깜빡거리고 얼굴들과 어둠이 우리를 자꾸 갈라놓지
(중략)
내 속에 그녀는 어린 여자애를 빠뜨렸고, 내 속에서 늙은 여인이
날마다 그녀를 향해 솟아오른다, 끔찍한 물고기처럼.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의 시 <거울(Mirror)>, 최영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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