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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맥기 스토리 요약 해설

by dig it 2023. 7. 20.

로버트맥기 스토리 요약 해설

https://intheatre.tistory.com/79

 

 

 소개의 말

다음은 로버트 맥기의 'STORY'라는 저서
(우리나라에서는 '황금가지'에서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이름으로 출판)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그 핵심들을 요약하고 나름대로 풀이하고 토를 단 것입니다.
저자는 비단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원제와 마찬가지로 '이야기' 짓기에 관련된 원칙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모니터링과 헐리우드의 전문작가들을 교수하는 로버트 맥기의 이 저서는 유명한 작법서들 중 가장 최근의 저작으로서 이상과 현실, 이론과 경험을 잘 접목시킨 수작이지만, 처음 시나리오 작법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다소 어렵고 생소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초심자가 보기에는 대학교 전공서적처럼 까다롭습니다) 더 심화되고 자세한 내용은 책을 구해서 연구해 보시길 바랍니다.

 

 

1. 이야기의 문제점들

 

* 영화계 시나리오의 현실 : 시나리오에 제작사들이 들이는 비용의 3/4은 만들어지지 않는 영화를 위한 비용이다.

  우리나라의 현실도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시나리오 비용(혹은 대가)의 규모는 비교가 안될 겁니다. 또 일은 시켜놓고도 영상화가 되지 않으면 돈 받기 힘들다는 얘기도 종종 나돌고 있으니, 헐리우드 보다는 낭비(?)되는 돈이 덜할 겁니다.

  로버트 맥기는 철저하게 영화계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초고, 각색, 윤색, 등등으로 작가가 바뀌다가 결국 투자도 못받고 좌초되는 프로젝트가 한둘이 아닙니다. 한해에 쏟아져나오는 시나리오는 엄청나지만, 대가를 받는 것은 소수, 그리고 극장판에 걸리는 것은 더 극소수입니다. 따라서 자기가 쓴 시나리오가 한편이라도 영화화되어서 극장에 걸렸다는 것만으로도 시나리오 작가로서는 대단한 영광과 자부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가 언급한 위의 속뜻은 쓸데없는(?) 시나리오 작업에 소모되는 비용에 대한 푸념이 아닌, 극장판에 걸리는 시나리오의 본질적인 가치와 평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 스크린에 올려진 이야기는 사실상 그간의 최고의 시나리오?

  저자는 이렇게 말하지만, 별로 인정하고 싶은 분들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또 결과론적으로는 옳은 말입니다. 다만, 묵혔다가 빛을 보는 시나리오도 있으니 좀 비약이 있는 듯 합니다. 시나리오 작가로 빛을 못보고 이론가나 P.D, 모니터링으로 진로를 튼 분들 중에는 시나리오에 대해 지나치게 이상적이나 피곤할 정도로 엄격하고 완고한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로버트 맥기 씨가 누구보다도 이를 잘 경험했기 때문에 자칫 어리석은 길로 빠지기 쉬운 작가들을 염려하여 편달하는 것으로, 이렇게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 실력있는 작가치고 노는 작가없다.

  신인들은 대개 놉니다. 실력이 있어도 아직 세상에 보일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기성작가들에 한해서는 응당 맞는 이야기입니다. 예외적으로, 실력있는 작가도 슬럼프에 빠지면 놉니다. 유명작가라 해도 항상 좋은 작품을 뽑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문제는 작가가 아니라 작품입니다. 유명한 기성작가도 때로는 졸작을, 신예가 걸출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저자는 이 말을 금전적인 대가가 오가는 것, 즉, '계약된 시나리오 작업'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순수 오리지널 시나리오 창작에 소요되는 기간과 노력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계약된 작업을 하지 않아도 창작을 쓰는 이상 작가들은 노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작품을 세상에 내보이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산고의 기간이니까요.

 

* 무작정 먼저 쓰기보다는 기본을 익혀라.

  소설과 달리 시나리오는 일정한 형식을 처음에 알지 않고서는 쓰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저 역시 처음 시나리오 쓸 때 손에 집히는대로 시나리오 책을 이것저것 읽고 또 읽으며 썼습니다. 그래도 기본 잡기가 참 힘들더군요. 저자는 무작정 쓰기를 매우 경계하고 있는데 무척 공감되는 말입니다. 처음에 기본이 없이 시작하고 무작정 쓰다가 이것이 버릇이 되면 나중에 고생합니다.

  일단 가장 이해하기 쉬운 시나리오 작법책을 통해서 최소한 시나리오가 어떤 형식으로 어떤 구조로, 다른 산문과는 어떻게 달리 쓰여지는지 알고서 쓰는 게 좋습니다. 쓰기와 작법공부를 같이 병행해도 좋습니다 .

  이렇게 습작 하나가 완성되면 그것을 통해서 작법을 다시 펼쳐봅니다. 이상적인 시나리오 작법에 기준하여 자기의 것이 뭐가 잘못되고 뭐가 맞게 써졌는지 검토합니다.

  그리고 기본이라는 것이 꼭 작법에 해당되지만 않습니다. 작가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문법, 올바른 문장표현, 문맥 그런 것도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 시나리오이기 때문에 그런 것 소홀히 해도 된다는 생각은 옳지 못한 자세입니다. 글을 가지고 창작할 기본이 안되어 있다고도 하겠습니다. 대개 초보나 신인들이 그런 거 무시하는 경향이 많고 저도 그랬습니다만, 쓰면 쓸수록 기본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득하게 됩니다. 경력이 쌓이고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진하면 진할수록 이 기본의 중요성이 더욱 가슴에 와닿습니다. 배우는 단계와 신인 때에는 자칫 실수를 저지를 수는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깨닫고 이를 수정해나가는 노력과 마음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 초보의 작품은 상투적이 되기 쉽다.

  로버트 맥기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에 이야기의 핵심을 두고 때문에 역시 핵심을 짚고 있습니다. 창작을 배우는 단계에서는 창작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기존에 자기가 보고 듣거나 한 내용들을 자기도 의도하지 못하는 사이에 흉내내기 쉽습니다. 부지불식간 어느 정도 남의 것을 모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짜집기식의 작품이 되는데, 심지어 그것을 자신이 평가하길 대단한 작품이구나 하고 착각할 때가 있습니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기에, 또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에 흠잡을 것은 못되지만 하루빨리 벗어나야 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상투성은 작가의 재능이라기 보다는 각고의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나중의 내용에서, 저자는 '상투성과의 전쟁'이라는 말로 이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질이 드러나는 상황에 대해 보다 깊은 통찰력을 지니고 그것을 참신한 방법으로 잘 표현하는 것이 초보가 아닌 보다 높은 경지에 오르는 길이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 작품의 형식은 있지만 공식은 없다.

  시나리오는 분명 다른 산문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형식이 있습니다. 씬 타이틀과 지문과 대사의 표현방식이 그러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형식'이라 하는 것은 곧 '원칙'이라는 뜻입니다. 원칙에서 벗어나면 결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공식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집어넣으면 특정한 결과가 나오는 제한된 수학적인 과정입니다. 공식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컴퓨터 답안지로 채점할 수 있는 결과가 바로 공식입니다. 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예술작품에 그러한 공식이 있을 리 만무하겠지요. 그러나 형식이나 원칙은 존재합니다. 형식과 원칙은 다양성을 만들어내는 어떤 틀로서 예외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가장 보편적이고 이상적인 이야기 틀의 원칙을 이야기 하면서도 그 예외에 해당되는 그러나 훌륭한 이야기가 되는 여러 주변 원칙들에 대해서도 예를 들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 훌륭한 이야기란? 이야기에 대한 사랑이 전제

  1) 이야기가 실제보다 더욱 사실적이고 본질적이라는 믿음

  2) 극적인 사건이 주는 놀라운 변화

  3) 항상 진실을 말하고 거짓됨을 이야기하지 말라

  4) 인간에 대한 이해

  5) 육체와 내면의 아름다움을 파악하는 감각

  6) 인간의 이상과 꿈

  7) 삶의 여유를 주는 유머

  8) 언어, 문장표현에 대한 탐미

  9) 겉과 감춰진 진실은 다를 수 있다는 이중성

 10) 완벽한 작품을 추구하는 열정과 노력.

 11) 독창성에 대한 도전과 자신감

 12)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적 감각

 13) 스스로 작가라는 믿음, 그리고 창작에 대한 애정과 인내.

  위의 요소들이 이야기가 어떤 것이든 공통적으로 들어가야 될 요소임에는 분명합니다.

 

* 기능은 재능을 돋보이게 한다.

  재능이라는 것은 '숨은 실력'이라고 할만합니다. 작가로서의 인성에 해당되는 인내심, 열정 등등도 이 재능에 포함될 만합니다. 여기에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이 더해질 때 진짜 보여지는 실력입니다. 세상에는 재능이 있지만 아직 기능에 숙달하지 않아서 빛을 보지 못하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시나리오 작법이라는 창작의 체계적인 마인드와 기술을 공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 실패한 시나리오의 두 가지 유형 : 개인적인 이야기와 상업적인 성공에 맞춰쓰는 이야기

  누구나 자기 자신이 겪은 일은 대단하고 뭔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칫 신변잡기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일을 그대로 혹은 과장해서 시나리오로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분명 시나리오에서는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합니다. 현실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보다 더 의미있고 극적일 것을 요구합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훌륭한 이야기가 있는 책이며 영화를 찾는 이유입니다. 이와 반대로 너무나 상업적인 공식 - 블럭버스터의 공식에 맞춰쓰다보면 현실과는 아주 동떨어진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로버트 맥기는 이것을 '우리와 상관없는 이야기'로 치부하며 실패한 블럭버스터를 양산하는 시나리오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큰 스케일과 음모 속에 우리의 현실의 삶과 이어줄 뭔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 이야기는 삶의 은유이다.

 

* 작가의 창작력 <= 문학적 재능 + 이야기 짓는 재능 <= 감수성 + 상상력

  여기에서, '능력'이란, 내면에 잠재된 어떤 가능성이며 에너지입니다.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있는 능력을 감수성이라 하고, 감수성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상상력이 뒷받침해줍니다. 창작에 대한 열망에 가득찬 이들은 대개 상상력은 뛰어난데 감수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감수성을 메마르게 하는 현대사회 탓도 있습니다. 상상력과 감수성은 노력만으로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하게 배우고 익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의 자라온 환경, 현재의 정서적 상태, 선천적인 요인도 작용할 지도 모릅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능력의 어떤 부분은 타고납니다. 무엇보다도 내면의 능력이 있다면 창작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를 것입니다. 이러한 창작에 대한 열망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표현하는 기술적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야기를 짓는 재능이 발달했으나 그것을 문학적으로 글로 혹은 말로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훈련을 통해 올바르고 정확하며 세련된 표현방식으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즉, 기능이 재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문장과 말의 올바른 표현을 익히는 일은 배우는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작가의 이력이 붙을 수록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2. 구조의 스펙트럼

 

* 대가는 부분에서 전체를 이야기한다.

  로버트 맥기는 이야기의 대가는 '미시적 관점'에서 삶을 은유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시적 관점의 이야기란 인물이 처한 삶의 어느 단편에서 그 인생 전체를 담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얼핏 단순한 스토리인 듯 보이나 그 속에 매우 깊은 삶의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부분에서 전체를 이야기 한다는 것이 꼭 좁은 공간적 배경, 한정된 시간적 배경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만을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그 인물의 삶 전체가 아니라, 그 인물의 삶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 중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어떤 단편이라는 뜻입니다.

 

* [용어] 이야기의 구조(플롯)란? 인물의 삶에서 어떤 일련의 사건들을 선택하고 배치하는 것.

 

* 이야기적 사건 -> 가치의 변화를 일으킨다.

  어떤 의미있는 사건이 일어남으로 해서 그 인물이 처한 상황이 변화한다는 뜻입니다. 좋은 일이 있은 뒤, 나쁜 일이 생기는 것, 사랑과 증오 사이의 줄다리기, 진실과 거짓에 대한 혼란 등등... 이 가치의 변화는 우연의 법칙이 아닌, 개연성 인과성이 작용하는 사건의 발생에 기인합니다. 이러한 이야기적 사건이 이야기적 가치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 비트 < 장면 < 시퀀스 < 장

  위의 구분은 시나리오 기초 상식에 해당됩니다.

  비트는 장면의 최소단위로서 행동 / 반응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카메라 쇼트가 아닌 이야기 구조 상의 단위입니다.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하거나,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어떤 상황에 의해 반응하는 장면입니다.

  로버트 맥기가 말하는 장면 즉, 씬(scene)이란 시나리오를 쓸 때 S# 식으로 구분되는 씬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식적인 구분보다는 내용적 구분의 장면입니다. 로버트 맥기는 90분 이상의 영화에 40 ~ 60개의 장면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것을 형식적인 씬 구분으로 나눌 때는 3배 내외로 불어나게 됩니다.

  영화에는 각 2~ 5개의 장면들로 구성된 10개 내외의 시퀀스가 있다고 합니다. 각 부분부분이 작은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겠지요.

  그리고, '장'은 희곡에서처럼 '막'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주된 플롯이 지닌 가치들의 반전이 생기는 커다란 단위입니다. 3막 정도로 구분됩니다.

  이러한 구분들에 너무 세세히 연연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상에 용어를 붙이고 개념을 정의한 것에 불과합니다. 이야기를 분석하는 작업에서 유용하지요.

 

* 영화란, 정신적인 것을 물질화시키는 작업이다.

  이 말은 영화라는 것이 보여지고 들리는 것을 통해서 내면의 가치를 표현하는 것을 빗대고 한 것입니다. 이러한 감각적인 것들을 나타내기 위해서 어떤 공간을 설정하고 인물을 배치하며 대사와 영상요소, 음악 등을 사용하게 됩니다. 시나리오에서도 내면묘사는 금기시되어 '슬프다', '기쁘다'등으로 나타낼 수 없고, 대사나 어떤 행동이나 표정 따위로 나타내게 됩니다. 즉, '울고 있다', '웃는 표정' 등으로 보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지문으로 바꾸어주는 것입니다.

 

  ※ 영상을 표현하는 시나리오는 내면적인 것을 물질적인 것으로 한다고 하였습니다. 저자는 이 책의 후반부에서 소설이 시나리오보다 이야기 짓기에 있어서 대개는 취약하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설은 영화 시나리오처럼 내면적인 것을 물질적인 것으로 바꾸기도 하지만, 반대로 물질적인 것을 내면화시키는 방법도 취합니다. 현실에서 피상적 감각적으로 접하던 것을 구체적으로 정보전달을 하거나 독자의 상상이나 공상, 사고에 풍부하게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과 시나리오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것이지만, 각기 표현의 금기나 원칙이 다를 수 있으며 그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도 달라야 합니다. 소설작법과 시나리오 작법은 이야기 구조에 있어서는 대부분 공통적이나 어떻게 표현하느냐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시나리오에서는 그 원칙들이 많은 만큼 소설보다 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소설은 창작의 표현기법에 있어서 보다 금기가 덜하고 자유롭습니다. 따라서 다채로운 표현기법을 통해 이야기의 취약성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 아크플롯 : 고전적이며 이상적인 이야기 구조

  자신의 욕망을 위해 저항과 맞서는 단일 주인공 중심의 이야기.

  1) 단일한 주인공

  2) 확실한 결말 (닫힌 결말)

  3) 연속적 시간 구성

  4) 인과적인 사건 발생

  5) 외적 갈등

  6) 일관된 사실성

  7) 적극적 주인공

  아크플롯은 관객들이나 독자들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이상적인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학창시절 국어시간에 고전을 배웠듯이 어떤 이야기를 짓고자 하는 분들은 이 아크플롯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공모전 등에서도 될 수 있으면 이 아크플롯의 이야기를 가지고 응모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아크플롯은 자칫 너무나 빤한, 그리고 상투적인 표현이라는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만, 그것을 극복한다면 상업적인 성공, 대중성, 작품성 등을 고루 갖춘,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공감되는 이야기를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나리오 작법 책에서 말하는 이야기 구조 또한 이 아크플롯에 기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버트 맥기는 이것이 기준일 뿐 다른 이야기 구조가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 미니플롯 : 아크플롯에 바탕한 현대적 변화

  1) 열린 종말 (강한 여운. 갈등의 어떤 요소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엔딩 이후 미래로 열려있다)

  2) 내적 갈등

  3) 다수의 주인공

  4) 수동적 주인공

  미니플롯은 현대적인 이야기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 구조하에서는 주인공의 내면에 선과 악이 공존하고 그 반대인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사회가 문화적으로나 또 개인의 인격이나 개성에 관련해서도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기 때문에 기존의 아크플롯 가지고 이야기를 가지고 표현하기에는 자칫 상투성에 빠져들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니플롯 또한 아크플롯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갈등적 요소에서 내적 갈등만 일어난다는 뜻이 아니라, 대개 외적인 갈등과 관련되어 내적 갈등의 요소 또한 불거지는 양상을 띱니다. 80, 90년 대 작품성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중 '에반게리온(극장판)' 등이 미니플롯의 구조라고 할 수 있으나, 에반게리온은 안티플롯의 성격 또한 많이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안티플롯(=반구조)

  1) 우연성

  2) 비연속적 사건 (:시간의 흐름에 상반된, 과거와 현재가 뒤섞임)

  3) 일관되지 않은 사실성

  안티플롯의 이야기는 몽환적, 예술적, 추상성이 드러나 있는 난해한 이야기 구조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상업적 성공이나 대중성하고는 거리가 멉니다. 그리고 양적으로도 많이 생산되지 않습니다. 단편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실험적 영상물에 드물게 볼 수 있을 뿐이지요. 애니메이션 '이온 플럭스'에 이런 구조가 간혹 엿보입니다.

 

* 세 가지 이야기 구조에 관련된 용어 해설

  아크플롯, 미니플롯, 안티플롯을 따지는 것은 정도의 문제입니다. 아래에 논하는 서로 상반되는 특성들을 세 가지 이야기 구조 모두 지니고 있습니다만, 비중과 빈도의 문제, 표현의 수위로 인해 구분됩니다. 마치 RGB 삼원색이 서로의 조합으로 무수히 다양한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결말>

  - 닫힌 결말 : 완전한 종결. 관객에게 만족감을 준다. ex) 아크플롯

  - 열린 결말 : 여운, 관객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요소 ex) 미니플롯, 안티플롯

 

갈등의 특성>

  - 외적 갈등 : 인물간, 어떤 조직과 개인의 대립, 자연재해 등 물리적 갈등 ex) 아크플롯

  - 내적 갈등 : 인물 내면의 갈등 강조. 대개 과거의 아픈 기억, 성격적 결함 등으로 잠재해 있다가 어떤 사건에 의해 촉발되고 그 갈등해결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됩니다. 요즘에는 단일 주인공이 처한 외적 갈등에다, 주인공의 내적갈등을 가미하는 것이 성공하는 시나리오의 정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수>

  - 단일 주인공 : 한 인물을 중심적으로 다루는 이야기. 주변인물의 이야기들은 최소화됩니다. 대개 주인공의 이름이 제목에 해당되는 작품이 이에 해당됩니다. ex) '짐 캐리'가 주연한 이야기들이 대개 이렇지요.

  - 다수 주인공 : 여러 인물의 여러 이야기. 이 인물들은 서로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고 어느 공통된 상황에 직면해 있는 상태를 띤다고 합니다. 사건의 해결이 모든 이물에게 똑같은 영향을 미칠 수도, 각각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나을 수도 있습니다. '시나리오 가이드'라는 유명한 작법서에는 '내일의 향해 쏴라'의 예를 들면서 다수의 주인공이라 하더라도 주도적인 주인공이 있다고 합니다. 즉, 주인공은 결국 하나라는 이야기지요.

 

주인공의 특성>

  - 활동적인 주인공 : 외적 갈등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이 활동적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ex) 007 제임스 본드

  - 수동적인 주인공 : 주변에 극적인 상황을 부여함으로서 주인공은 이에 대해 갈등하게 됩니다. 즉 적극적으로 '행동' 보다는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이 곧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시간에 따른 사건의 배치>

  - 연속적 시간 : 시간의 흐름대로 사건과 장면을 배열하는 것.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 비연속적 시간 : 사건의 전후를 따지기 힘든 장면 배치. ex) 안티플롯

 

사건의 전개>

  - 인과성 : 동기부여, 원인과 결과에 의한 사건발생과 전개

  - 우연성 : 사실, 현실에서는 이 우연의 법칙이 무수히 많이 적용됩니다. 어쩌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고, 어쩌다보니 번개를 맞고, 불이 나서 집을 잃고... 이 현실이 너무 복잡하게 돌아가는 이치 때문에 그러합니다. 카오스 법칙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인과관계이나 너무나 복잡한 변수 탓에 우리에게는 뜬금없이 일어나는 우연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이야기 구조에서는 어떤 특정한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이 현실의 복잡성이 많이 희석되고 단순화 되어 있습니다. 관객이나 독자들은 단편적인 것들만 보기 때문에 우연성이 너무 빈번하게 일어나면 뭔가 억지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일관성> 인물과 세계 사이의 관계방식을 규정해 놓은 허구적 장치

  - 사실성 : '리얼리티'에 대해 로버트 맥기는 대단히 중요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리얼리티란, 현실 자체가 아니라, 그 이야기에서 발생가능한 타당성을 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작가의 상상에 의해 세계관과 질서가 창조되는 판타지일 수록 이런 사실성, 일관성에 매우 엄격한 장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리얼리티에 대한 가장 바람직하고 정확한 해석입니다.

  - 실제성 :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 실제성이 강하면 사람들은 더 쉽게 공감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극적일 것이라는 요소가 필수적입니다. 아무리 실제성이 있어도 그것이 흥미를 끌지 못하면 이야기에서는 무용지물입니다. 실제에서는 우연이 많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로버트 맥기는 사실주의 영화일 수록 비인과성과 우연성이 많이 개입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이야기 설계의 현실적 문제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는 대개 아크플롯이며 여기에서 발생될 수 있는 상투성을 현란한 액션과 특수효과로 보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저자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이야기 구조의 열악성을 돈으로 메꾸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아크플롯이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 구조가 결코 아니라, 시나리오가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관객수는 아크플롯 > 미니플롯 > 안티플롯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작비도 역시 아크플롯 > 미니플롯 > 안티플롯...

  이것은 통계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이지 절대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요즘 관객들은 수준이 높아진 탓인지 아크플롯에서 곧잘 상투성을 트집잡습니다. 뻔한 스토리와 뻔한 결말을 누가 보고 읽고 듣겠습니까? 그래서 괜히 비싼 람보르기니 자동차가 도로를 질주하고, 벤츠가 부서지고, 공장이 폭발하며, 여자들이 쓸데 없이 벗어재끼는 것입니다.

 

* 작가는 고전적인 형식(아크플롯)에 통달해야 한다.

  우리는 학창시절 때 훌륭한 고전을 배웠습니다. 왜, 대형서점에 갓 나온 재미난 베스트셀러들을 교재로 택하지 않고 그러한 구닥다리(?) 고전들을 교육하는 걸까요? 인터넷에 널린 멋진 그림이 아닌, 왜 중세나 조선시대 화가의 그림을 이해시키려 하는 걸까요?

  그것은 고전이라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고 이상적이기 때문입니다. 또 그 유명세만큼이나 예술적인 가치로서 검증된 것이기도 합니다.

  이야기 짓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전적인 형식에 통달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래야 미니플롯이나 안티플롯도 잘 구사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어떤 것을 깨기 위해서는 그것을 잘 알지 않으면 안됩니다. 신인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들은 아크플롯의 이야기를 한번도 지어본 적 없이 바로 미니플롯이나 안티플롯의 이야기를 만드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경우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절대적으로 맞는 말입니다. 단지 귀찮고 힘들어서 이런 고전을 익히지 않는다면 성공한 작가가 되기도 힘들니다. 좋은 작품을 쓰려는 열정이 있다면 혈안이 되어 고전을 연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3. 구조와 설정

 

* 상투성과의 전쟁 : 상투성은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에 대한 무지와 이해부족에서 발생한다.

  누구나 생각했을 법한 상투적인 소재이지만 독창적인 표현으로 좋은 작품이 탄생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창적인 소재를 상투적인 표현으로 망가뜨려 쓰레기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을 표현하기 위한 가장 손쉽고 나쁜 예는 남의 창작품을 모방하는 일입니다. 기성작가들도 곧잘 이런 일을 저지릅니다. 대개는 은연 중에 이런 행위가 발생하는데, 작가가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노력을 한다면 스스로 수치스럽게 생각될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상투성이 뭣보다도 '작가의 노력부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노력한다면 상투성은 극복할 수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바로 작가 자신과 훌륭한 작품을 위한 노력입니다. 어느 누구도 가보지 못한 표현의 오지로 들어서야 합니다. 거기에 자신이 개척한 새로운 길과 땅으로 세상에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 설정은 그 이야기를 대하는 독자나 관객과의 계약이며 이야기 속의 질서다. 작가는 이 법칙과 계약을 준수해야 한다.

  여기에서 설정이란, 시대배경, 기간, 장소, 갈등, 인물 등 이야기 전개 속에 드러나는 관계의 모든 것들입니다. 독자나 관객들은 이 설정을 받아들이고 이야기 속에 빠져듭니다. 만약 작가가 이 계약을 어긴다면 독자나 관객들은 혼란에 빠질 겁니다. 즉, 설정은 '일관성'이라는 원칙을 유지하기 위한 이야기 속의 법제이며, 이 일관성이라는 원칙하에서 실재성이 아닌 사실성 즉, 이야기의 진정한 리얼리티가 확보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가능성 : 발생가능한가? / 개연성 : 인과관계

  가능성과 개연성은 설정에서 고려되어야 할 점입니다. 만약 SF 장르의 이야기라면 U.F.O가 나타나는 우연적인 상황이 가능할 것입니다. 사실주의 영화에서 무협영화에서 볼 수 있는 액션씬이 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즉, 가능성이라는 것은 우연의 법칙과 그 이야기의 세계관에서 고려되어야 할 특성입니다. 개연성은 원인에 따른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가능성과는 다릅니다.

 

* 판타지는 가장 구조적인 장르이다.

  로버트 맥기는 여러차례 판타지가 가장 구조적인 장르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통찰력 있는 저자의 언급에 저는 여러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자는 판타지는 질서관 세계관의 비약과 동시에 완벽한 개연성의 구조를 가정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사실주의 이야기에서는 볼 수 없는 방대하고 치밀한 설정을 요구하며 작가 자신이 이야기에 대해 완벽히 알아야 함은 물론입니다.

  판타지나 SF 작가들은 적어도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주 똑똑해야 합니다.

  사실주의 이야기에서는 그 질서와 세계관이 현실과 동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설정이 아닌 다른 감성적인 표현이나 내면적 갈등에 투자할 여유가 많습니다.

 

* 창조적 한계의 원칙 : 이야기는 핵심적인 좁은 세계다. 이야기 속의 세계는 작가가 감당할 만큼 충분히 좁아야 한다.

  이것은 '대가는 부분에서 전체를 말한다'는 이야기와 같은 맥락입니다.

  위 말에서 '좁다'라는 뜻은 한정된 시간이나 공간이라는 점보다도 그 핵심적인 사건을 뜻하는 것입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감당해내고 소화해 내지 못할 단계임을 나태주는 현상은, 그 이야기가 작위적으로 흐를 때입니다. 즉, 비현실적이고 억지스러운 사건 전개가 나타나는 때입니다.

 

* 설정은 창의성을 구속하는 게 아니라 도리어 부추기며 풍부하게 한다.

  설정은 이야기의 '원칙' 또는 '형식'과 같습니다. 이러한 원칙과 형식 하에서는 상상력과 그 표현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이것은 저자가 서두에서 '이 책은 이야기의 원칙에 대해서 다룬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실례로 공상가들은 돌아다니는 것보다 방구석에 갇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구석이라는 제약을 벗어나기 위해 머리와 마음은 여러 세계와 인물들, 관계들을 창조해냅니다. 이야기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울타리, 기준이 주어졌을 때 사람의 머리와 마음은 거기에 맞춰서 적응하기 위해 혹은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여러 창조적인 행동과 반응을 보입니다.

 

* 작가는 이야기에 대한 모든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한 것을 묻는 바보같은 질문 외에) 위 말은 옳습니다. 시나리오 작가는 그것을 모니터링하는 사람에 의해 끊임없이 질문을 받습니다. 이것은 사실주의보다 판타지나 SF작품의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왜냐하면 현실과는 다른 세계이니까요. 그것을 독자나 관객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것들에 대해 시시콜콜 다 알고 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위와 같이 하기 위해서는) 기억, 상상력, 사실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 연구조사가 필요하다.

  기억이란 개인적 체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기억을 통해서 이야기에 필요한 사건과 표현들의 재료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상상력이란, 기억에서 유추한 것을 극적으로 과장시키는 힘입니다. 상상력을 통해서 기억 속의 요소들은 새롭고 독창적인 것으로 발전되어 갑니다. 주변에 대한 세밀한 관찰은 이것을 세련되고 사실적으로 확인시키고 발전시켜 줍니다. 저자는 더불어 '많이 알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아는 만큼 새로운 시각이 열리고, 그 이야기에 대한 확신을 준다고 합니다.

 

* 창의성이란, 어떤 것을 포현시키고 어떤 것을 제외시킬 지 결정하는 것.

  로버트 맥기에 따르면 창조는 없고 창의만 있을 뿐입니다. 작가의 창의성은 기억, 상상력, 사실에 대한 관찰을 토대로 수집한 재료들 중 무엇을 고를까, 어떻게 구성할까를 '선택'하는 일입니다. 즉, 블럭조립 놀이와 같다고 하겠습니다. 고쳐쓰는 과정도 이러한 선택의 한 과정이라고 합니다.

 

* 영감이란 작가의 머릿속 맨 꼭대기에서 찰랑거리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다.

  시나리오를 쓸 때 어떤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할 때 제일 먼저 첫번에 떠오르는 영감은 우연찮게 또 쉽게 얻어지는 것입니다. 신은 공평하셔서 쉽게 얻어지는 것은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영감으로 떠오르는 아이디어 중 대개는 남의 것에 대한 간교한 모방이며 따라서 상투적으로 표현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 재능은 작가보다 더 뛰어나다. 따라서 수정하고 고쳐쓸 필요성이 있다.

  저자에 따르면 자기가 지닌 재능을 100% 이상 발휘하는 작가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보다 훨씬 적게 자신의 작품에 표현되어서 이를 보다 100%에 가깝게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수정하고 고쳐쓰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설가 '이외수'님의 창작스타일이 이런 경우겠지요. 얼마나 피땀을 쥐어짜내는 고통의 과정이겠습니까? 시나리오에서 오리지널 시나리오든, 각색이든 초고 상태에서 그것이 바로 영상화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있다면 기껏해야 졸작이겠지요.)

 

 

4. 구조와 장르

 

*  장르의 종류 : 저자는, 내용에 따른 일반적인 장르로서 멜로, 액션, 공상과학, 판타지, 공포, 서부, 전쟁영화 등등으로, 그리고 이야기 구조에 따른 분류로 회복, 징벌 시련, 교육, 각성 등의 플롯으로 분류한 장르로 나누고 있습니다. 시나리오 모니터링의 관점으로 분류하니 이렇게 복잡합니다.

 

* 장르를 명확히 하면 이야기가 더욱 명확해진다.

  장르를 나누기 위한 것은 어떤 이야기를 분석하기 위한 이론가들의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쓰는 입장에서도 장르의 구분은 중요합니다. 자신이 쓰려고 하는 이야기가 멜로인지, 액션인지, SF인지 미리 정해놓고 쓴다면 작품의 색깔이 분명해질 것입니다. 일관성도 확보될 것입니다.

  로버트 맥기의 분류에 따르면 일반적인 장르개념에 이야기구조에 따른 플롯장르는 어떠한 조합도 가능합니다. 이를 테면 전쟁영화에 교육적 플롯을 가미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장르 구분에서, 복합장르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과 혼동될 수 있으니까요.

  복합장르 중에서 분명 궁합이 잘 맞고 그렇지 않은 장르가 있습니다.

  그 예로, 액션에 SF 판타지는 환상적인 궁합입니다. 공포영화와 코믹영화의 결합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무서운 영화'는 공포영화가 아닌 코믹영화로 봐야 합니다. 복합장르에서도 주된 장르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 각 장르마다 일정한 원칙이 있다. (= 장르적 규범)

  공포영화 스크림에서는 공포영화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멜로나 액션 등등도 각각의 장르에서 특별한 원칙들이 있습니다. 불행히도, 저자는 이것을 뭉뚱그려 놓고는 몇가지 예를 다루었을 뿐 상세히 다루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것을 다루는 시나리오 작접 책이 있다면 불티나게 팔릴 텐데... 이것에 대해 쓰려면 각 장르별로 무수한 영화를 섭렵해야 할 것입니다.

 

* 자신이 쓰려는 장르에 대해 정통할 것.

  현실적으로 한 가지 장르에 대해 정통하면서 다른 장르를 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른바 한 장르에 전문적인 작가가 존재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영웅문'의 '김용'이 정통 멜로를 쓴다면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만큼 쓸 수 있겠습니까? 물론 배우는 단계나 신인 때는 이것저것 써볼 여건이 될 지 모릅니다. 그러나 일단 자신이 어떤 장르에 강한가 알게 되면 그 장르로 밀어붙여야 할 것입니다. 창작이 좋아서 임했다 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추구하기 보다는 자기가 잘하는 장르를 쓰는 것이 작가로서 성공하는 지름길입니다.

 

* (장르적) 규범은 표현의 그릇이다.

  저자의 말을 제가 달리 표현한 말입니다. 그릇에 맞춰 음식을 담고 꾸밀 때 예뻐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더 예쁘고 맛있게 보일 수 있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장르적) 규범이라는 말은 이야기의 원칙과 형식이라는 말로 바꾸어 봐도 동일한 의미입니다.

 

* 액션이나 모험장르야 말로 가장 상투적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쓰기 어려운 장르이다.

  로버트 맥기가 얼마나 많은 (헐리우드) 시나리오를 접해왔는가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말입니다. 이런 현실적이며 정곡을 찌르는 말들은 다른 시나리오 작법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단지 스토리만으로 따진다면 액션이나 모험 영화는 대개 상투적입니다. 다른 것은 어떻게 현란한 액션으로 꾸미느냐 하는 점일 뿐입니다. 그러한 특수효과가 아니라 훌륭한 이야기로 짜내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저자는 '다이하드'나 '더티하리'를 매우 수준높은 액션영화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5. 구조와 등장인물의 성격

 

* 등장인물의 성격과 이야기의 구조는 결국 같은 말이다.

  사건과 갈등을 일으키고 해결하는 것이 곧 등장인물의 퍼스낼리티이기 때문입니다.

 

* 인물묘사란, 외면적으로 드러나는 인물의 특성이다.

  대략적으로 어떠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대단히 심약해 보여도 그 사람의 본질적 특성은 의외로 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야기 구조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인물묘사가 아니라, 그 성격이라 하겠습니다.

 

* 성격은 인물의 본질적인 특성으로서 어떠한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 하는 기준이다.

  저자는 성격이 어떠한 상황에서 무엇을 선택하는 것을 좌우한다고 합니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엄밀히 말해서 그것은 성격이 아니라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어떤 사람은 성격이 급하고, 어떤 사람은 성격이 유유부단할 수 있는데, 아이를 하나를 낳느냐 둘을 낳느냐하는 문제에서는 선택이 같을 수 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성격은 가치관과 양심 모두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개념이라 하겠습니다.

 

* 성격의 발현이란 인물묘사와 상반되는 진실한 인물의 모습을 드러나는 상황이다.

  대개 어떤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인물의 진실된 모습이 드러납니다. 위선자인지, 진정한 용기를 가진 자인지, 비겁자인지... 이런 것을 시나리오 기법으로 '리트머스법'이라고 합니다. 고스톱 치다가 돈 잃었을 때도 그 사람 진짜 성격이 나온다고 하죠. 바로 이런 것입니다.

 

<이야기 전개에 따른 성격의 발현단계>

1단계> 표면적 일상적인 인물 묘사 -> 2단계> 보다 본질적인 성격으로 점차 이동 -> 3단계> 외면과 대립되는 특징이 돌출 -> 4단계> 거대한 장애와 위기로 인물이 어려운 선택(즉, 성격의 발현) -> 5단계> 이러한 표출로 인한 극적인 변화

 

* 성격의 복잡성은 장르에 맞춰서 조절해야 한다.

  멜로나 교육영화에서는 복잡하게, 액션 모험극에서는 단순하게...

 

* 영화는 마지막 20분이 관건이다. 모든 시간예술의 첫번째 계명은 마지막을 위해 최선을 남겨두는 것이다.

  위기의 끝자락에서 시작하여 절정과 결말을 포함하는 단계입니다. 이곳이 이야기의 꼭대기이지요.

  흔히들 영화의 성패는 처음 10분의 장면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럴 수는 있습니다. 요즘은 영화 마케팅의 위력이 대단해 굳이 처음 장면에 영화의 모든 것을 쏟아붓지 않아도 됩니다. 영화 마케팅에서 적절히 그 영화에 대한 사전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지막의 중요성이 이전보다 더욱 강해졌습니다.

 

 

6. 구조와 의미

 

* 이야기가 지닌 미학적 정서는 아이디어와 정서가 통일된 이상적 상태다.

  아이디어는 지적인 것, 이성적인 것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정서는 비이성적인 것, 마음에 닿는 감흥을 뜻합니다.

 

* 아이디어는 이야기의 방아쇠다.

 

* 숙련된 이야기꾼은 절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이것을 극화시킨다.

  내면적인 것을 물질화시키는 작업은 곧 '극화'시킨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내면적인 것, 숨겨진 것을 소설처럼 말과 글이 아닌 다른 요소로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물론 대사로도 풀 수 있습니다만, 이것을 가급적 최소화시켜야 합니다. 영화 시나리오에서 극화시킨다는 것은 어떤 사건에 녹아들어가게 영상적으로 나타낸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대사의 역할에는 분명 설명적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여의치 않아서 대사로 풀어야 한다면 극적인 상황에 맞물리게 대사를 하게 해야 하며, 대사가 설명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 주제는 이야기 속의 단 하나로서, 한 문장으로 표현된다. '?'이 '?'을 '?'로 인해 '?'한다.

  주어부분은 주도적인 인물 혹은 가치입니다.

  목적어부분은 그와 상반되는 인물 혹은 가치입니다. 저자는 이를 '역아이디어'라고 합니다.

  서술어 부분은 이야기에서 실현되는 가치입니다. 비극이라면 부정적인 가치가 되겠지요.

  그리고 어떻게 이 가치가 실현되는지 제시합니다.

  ex) '선'이 '악'을 ''으로서 응징한다.

  주제는 작가가 지닌 가치를 드러내놓고 있어서 처음에 딱히 뭐라고 의도하지 않았다고 한들,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 속에 합축되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제가 아이디어의 시작이 아니라, 대개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상황, 개성적인 인물이 아이디어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에 아이디어를 얻어 이야기를 써내려가다 보니 주제가 이렇다더라, 하는 식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주제를 확고히 해놓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입니다.

 

* 주제를 설명하는 것은 절대로 금물!

  주제는 한 문장으로 나타낼 수 있을 만큼 짧습니다. 그런데 이를 말로 설명하는 것만큼 나쁜 것은 없습니다. 너무 밋밋하기 때문입니다. 주제를 말로 표현한다면 왜 굳이 이야기가 필요하겠습니까. 주제를 보다 극적으로 표햔해주기 위해서 이야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긴 하지만, 주제를 아름답고 극명하게 그리고, 관객의 뇌리에 각인될 만큼 극적으로 표현해줄 어떤 대사가 생각났다고 칩시다. 이런 경우에는 요즘 많이 등장하는 마약퇴치나 음주운전 사고방지 등의 '공익광고 CF'와 같은 기법을 쓸 수 있습니다. 즉, 어떤 영상으로 충분히 자극적이고 극적으로 전개를 시킨 후에 이를 정리하고 마무리짓는 차원에서 뻑 가는 대사 한방을 날려주는 수 입니다.

 

* 주제는 처음부터가 아니라 과정 혹은 절정에서 드러난다.

  사실상 주제를 가늠짓는 가치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처음이나 과정에서 확실히 짐작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주제인 것처럼 처음에 짐작케 하는 상황이 제시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 가게 마련입니다.

 

* 주된 가치(주도적 아이디어)와 반대 가치(역 아이디어)가 교차되는 시퀀스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책에서는 주도적 아이디어나 역 아이디어로 했는데, 우리 말로 번역된 표현으로 적당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치나 주제로 바꾸었습니다).

  저자는 이것을 '극화된 변증적 구조'라고 하였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내용으로서, 기존의 작법서에 나온 내용보다 진일보된 이론입니다.

  이것을 풀어서 말하면, 이야기의 주제에 긍정적인 가치가 있으면 뒤이어 그보다 더 큰 강도의 부정적인 가치가 있고 이러한 가치에 부합되고 반전되는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증폭된다는 뜻입니다.

  제가 꾸며본 이야기로서 예를 들겠습니다.

  여러모로 괜찮은 싱글의 주인공 남자가 새로 이웃으로 이사온 어떤 여자를 사랑하게 됩니다.

 

  이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저녁식사에 초대합니다. 그녀는 승낙하고 남자는 기뻐합니다.(주된 가치 +1)

  -> 그러나 저녁식사에 찾아온 그녀는 애인을 대동하고 있습니다. (반대 가치 -2) 질이 나쁜 애인은 그녀를 의심하여 함께 찾아온 것입니다. 애인은 옹졸하게 주인공 남자를 은근히 깔아뭉개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그녀가 애인에게 봉변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놀라운 인내로 잘 참습니다.

  -> 여자는 애인의 행동에 너무도 실망한 나머지 헤어질 것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주인공 남자에게 호감을 갖게 됩니다. 여자는 이번에는 자신이 주인공 남자에게 접근해 저녁식사에 초대합니다. 실의에 빠진 남자는 곧 여자가 애인과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들은 곧 연인관계로 발전됩니다. (주된 가치 +3)

  -> 그러나 여자의 집요했던 전 애인이 찾아와서 당신을 협박합니다. 주인공 남자는 의연하게 대처하지만, 전 애인은 여자를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헤어지지 않으면 주인공 남을 죽여버리겠다고 합니다. 전 애인은 살인쯤은 예사로 아는 킬러입니다. 여자는 주인공 남자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 남자와 이별할 것을 결심하는데, 주인공 남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짐작하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작별을 고합니다. (반대 가치 -4)

 

  여기에서 평행선에 해당되는 기준은 그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의 일상적인 가치입니다. 즉, '0'이죠. 반대가치 -4일때는 차라리 여자와 사랑하지 않을 때보다 못한 비참한 지경에 이릅니다. 이별 선고를 받은 주인공 남자는 이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주된 가치를 +5로 올려놔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지그재그 식으로 가치가 진폭하면서 갈등이 커져나가는 것입니다.

 

* 작가는 자신에게 비추어 거슬리는 아이디어까지 포용해야 한다.

  이야기 중에는 작가가 표현하기 꺼려하는 어떤 사건이 개입되어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왠지 이렇게 하기 싫다고 느껴질 때가 그런 것입니다.

  폭력이 들어가야 할 때는 폭력을, 선정적인 장면이 들어가야 할 경우에는 그렇게 표현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작가는 어떠한 표현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을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폭력을 싫어하고, 폭력은 나쁜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그에 따른 시나리오를 쓰고자 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폭력은 나쁜 것이라는 주제를 말하는 이야기에서 당연히 폭력이 들어가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폭력이 나쁘다는 것을 말할 수 없습니다. 불륜이 나쁜 것이라는 주제의 영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불륜의 장면이 들어가지 않으면 그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주된 가치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주된 가치만 표현해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만큼 반대되는 가치를 대비시켜야 합니다.

 

* 아이러니란, 욕망을 위해 주인공이 모든 것을 바치나, 그 욕망의 덧없음을 알고 뭔가를 버림으로서 벗어나는 상황이다.

  더 쉽고 정확히 말해서는 어떤 것을 얻기 위해 어떤 것을 잃어야 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이런 아이러니한 이야기 구조는 대단히 매력적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실로 그렇습니다. 흔한 예로, 삼각관계를 놓고 우정이냐 사랑이냐. 엄마와 애인이 물에 동시에 빠졌을 때 누구를 먼저 구할 것인가,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으냐 하는 등등의 문제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이러니의 최고봉은 '사랑과 희생'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을 희생하여 여자를 지키는 남자의 이야기가 그것입니다. 사랑의 가장 꼭대기는 희생입니다. 여자나 사랑은 지켜질 테지만, 남자는 죽거나 떠나가야 합니다. 비단 남녀간의 사랑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이미 흔한 이야기 구조이긴 하지만 유사 이래로 이만큼 극적으로 심금을 울리고 아이러니한 구조는 없습니다.

 

* 위대한 작품은 인생은 어떤 것이다라고 말해준다.

 

 

7. 이야기의 실체

 

* 관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들이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저자는 이야기가 현실보다 의미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현실은 대개 냉정하고 무의미하고 허망하다는 뉘앙스입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렇다고 합니다.

  현실과 이야기는 다릅니다. 즉, 이야기는 현실 그 자체가 아닌, 허구인 것입니다

  독자나 관객은 냉정한 현실이 아닌, 현실보다 의미있는 허구 속에서 재미와 감동, 희망을 찾기를 바라고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봅니다. 현실 속에 신데렐라 같은 삶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지닌 드라마와 영화, 소설들은 무수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미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심지어 죽을 때까지) 단지, 자신이 의미있는 삶을 살 거라는 희망을 지니고 있을 뿐입니다. 이야기란 이런 관객들이 원하는 삶의 의미를 던져주는 것입니다. .

 

* 다수주인공의 유형

  - 복수주인공 : 주인공 그룹은 한가지 욕망을 공유한다. 그 과정에서 고락을 함께 한다.

  - 복합주인공 : 각자의 욕망을 지닌 다수의 주인공들. 그 과정에서 가치의 실현이 다르다.

 

* 주인공의 특성

  1)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의지력(잠재된 것 포함)이 강한 인물일 것

  2) 어떤 것을 성취하기 위한 강한 욕망(잠재된 것 포함)이 있을 것.

  3) 자기모순적인 무의식적 욕망을 지닐 수 있다.

  -> 이것은 외면적으로 원하는 것과 무의식적으로 원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입으로는 너를 증오한다고 말하면서, 마음의 깊은 곳에는 그에 대한 사랑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 '나쁜 남자'가 그러합니다. 건달이 사랑하는 여대생을 사창가 소굴에서 넣고 학대를 합니다.

  4) 욕망달성의 기회가 주어진다.

  5) 주인공은 갈등극복의 의지와 능력이 있다.

  6) 주인공의 어떤 가치실현에 대해 관객들이 예상할 수 있는 결말은 오직 하나여야 한다.

  -> 저자는 영화를 보고난 뒤의 관객들이 결말이 이러이러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합니다.

  7) 주인공은 감정이입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 관객이 주인공에게 호감을 가지느냐 여부는 선택항, 자기동일시는 필수항이다.

 

* 등장인물을 둘러싼 세계는 그의 기대와는 완전히 다르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지고 반응한다.

  로버트 맥기가 제시한 중요한 이론들 중 마음에 새겨야 될 만한 한 가지입니다.

  약간은 어려운 도식과 이론, 용어들로 나타난 것들을 요약하고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인공이 어떤 기대를 가지고 어떤 행위를 한다. -> 예기치 못한 사건이 발생 or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반응이 일어난다.

  2) 주인공은 주관적 가치를 가지고 결과를 예상한 행동을 하지만, 그를 둘러싼 객관성과 필연성이 더 큰 반응을 일으킨다.

  3) 즉, 주인공이 어떤 행동을 하는 곳에 모종의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4) 이러한 주관적인 예상과, 바깥세계로부터 필연적이고 객관적인 반응의 차이를 '간극'이라고 한다.

  5) 주인공이 이 간극을 줄이려고 어떤 행동을 한다. 그러나, 이로인해 이 간극은 점점 벌어지며 갈등은 심화되고 이러한 악순환이 점점 커진다.

     (:이것은 앞서 밝힌 '주된 가치(주도적 아이디어)와 반대 가치(역 아이디어)가 교차되는 시퀀스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 주인공이 처할 수 있는 갈등의 유형

  1) 내적 갈등 : 정신 - 육체 - 감정

  2) 개인적 갈등 : 가족 - 연인 - 친구

  3) 초개인적 갈등 : 대인 - 조직 - 초월적 힘(각종 자연재해 등)

  위 세가지 갈등적 차원들은 서로 조합될 수 있습니다만, 주요한 갈등은 하나여야 위 9개 중 하나인 것이 좋습니다. 보조되는 갈등은 주된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돌출되며 주된 갈등과 맞물리고 단계적으로 또는 주된 갈등과 더불어 적절히 해소되게 됩니다.

 

참고> 시나리오 작가로 성공하려면?

  1) 시간을 희생할 것. 최소한 십년 이상 필력을 쌓을 것.

  2) 돈의 희생 (돈벌 기회비용의 포기)

  3) 사람의 희생 (가까운 사람과 보낼 시간을 포기)

  (로버트 맥기가 책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시나리오 작가로 살다가 말년에 비참하게 살겠네요. 헐리우드랑 우리나리랑 현실이 비슷한 게 참으로 재밌습니다. 그러나 워낙 스케일이 다르니... 작가로 사는 이치가 똑같더라도 큰 물에서 놀아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만약 내가 저상황에 처한 그 등장인물이라면 나는 어떻게 될까?'

  작가는 모든 등장인물에 대한 연기자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 훌륭한 작품에서는 반응이 강조된다.

  여기에서 반응이란,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외부의 반응을 뜻합니다. 이 반응은 주인공의 예상과는 색다르게 그리고 크게 반응됩니다.

 

 

8. 도발적인 사건

 

* 상투성이 배제된 이야기가 독창적인 이야기.

 

* 분광식 등장인물의 배치 : 어떤 상황이 주어질 때 인물들끼리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게 서로 비교될 수 있도록 한다.

 

* 작가는 이야기 속에서 전능을 보이며 관객 혹은 독자에게 권위가 있어야 한다.

  권위란 스스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위와 같은 로버트 맥기의 말을 곧이 곧대로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야기 속에 권위가 있어야 한다는 말로 이해해야지, 그 이야기에 작가의 유명세나 사회적 지위가 끼친다는 뜻은 아닙니다. 만약 관객이 그 이야기를 쓴 작가의 권위를 따지고 느낀다면, 사람들의 간사한 심리가 간섭됨을 배제할 수 없을 겁니다. 어떤 큰 스님이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로다'하면 고매한 소리로 들립니다. 하지만, 마약쟁이 폐인이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로다'하면 미친놈 육갑떨고 자빠졌네라고 욕하기 쉽습니다. 차라리 작가를 이야기 안팎에서 완전히 감추는 편이 낫습니다. 작가는 이야기만으로서 관객과 독자들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관객이 이야기 속에 정서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조건은 '자기동일시'와 '신빙성'이다.

  자기동일시는 등장인물, 그리고 신빙성은 사건에 해당됩니다. 신빙성은 이야기 속의 리얼리티과 같은 말입니다.

  신빙성은 이야기에 여러 세부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확보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시나리오를 쓰는 입장에서 보면 간결한 것이 특성인 시나리오의 지문상 이러한 시각적인 세부사항을 전달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SF에 등장하는 여러 미래형 소품들처럼 시나리오를 영상화시키는 작업에서 확보되는 편이 낫습니다. 저자의 의도는 이런 영상적 요소가 아니라 이야기의 구조 내에서 세부적으로 치밀할 것을 주장하는 것이라 풀이됩니다.

 

* 독창성은 특이한 것이 아닌, 신빙성을 확보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창작의 과정상 신빙성을 두는 여러 가능성들 중에서 독창적인 것을 찾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야기의 신빙성을 배제한 채 무적정 특이한 것만 찾는다면 독창적일 지는 모르나 황당한 것이 되고 맙니다.

 

* 의식적인 욕망은 외적 갈등과 관계, 무의식적 욕망은 내면적 갈등에서 비롯된다.

  의식적인 욕망으로 행동으로 확연히, 그리고 직접적으로 드러나며 어떤 계기로 인해 변화되기도 합니다. 저자는 007 제임스 본드의 예를 들고 있습니다.

  반면, 무의식적 욕망은 잘 드러나지 않으면 절대적으로 변화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겉으로 드러나는 욕망과는 반대될 수 있습니다.

 

* 도발적인 사건이란, 주인공이 이루고자 하는 욕망을 촉발시키는 커다란 동기이다. 그것은 최악 혹은 최고의 동기이다. 그것은 주인공의 한계를 시험해보기 위한 첫장이다.

 

* 중심플롯의 도발적인 사건은 반드시 화면에 보일 것

  '중심플롯'이란 이야기에서 주된 갈등을 일으키는 사건의 연속입니다.

  도발적인 사건은 중심플롯에 강력한 반전을 일으키는 방아쇠입니다. 대개 처음이지만, 중간에서 도발적 사건이 생겨날 수 있게 됩니다. 이로써 관객은 앞으로 전개될 중심플롯이 어떠한 것인지 예상하게 됩니다. 따라서 화면에 보이는 영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액션영화에서는 은행을 터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도발적인 영상으로 담음으로서 앞으로 이들이 경찰에게 쫓기는 상황에 처할 것을 예상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 도발적인 사건(중심플롯의 첫번째 주요사건)은 이야기가 시작되고 나서 첫 1/4안에 위치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하위플롯으로 관객들의 주의를 만회한다.

  로버트 맥기가 말하는 '도발적인 사건'이란, 일반적으로 나도는 말로 영화 시나리오 '10분의 법칙'과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저자는 도발적인 사건이 이야기 전개 중간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몇 가지 예외적인 실례(ex. 록키)를 들고 있습니다. 도발적인 사건은 너무 빨리 일어나면 혼란스럽고, 너무 늦게 일어나면 지루하다고 합니다. 멜로 영화에서는 연인이 될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계기, 액션 영화에서는 비행기가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납치되는 순간이 도발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개 부분에 너무 많은 정보를 배치하는 것은 관객의 경험과 지식의 양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경제적인 장면설계'를 위한 조언입니다.

 

 

9. 장 설계

 

* 갈등은 점차 증폭되어 최대의 극단까지 치달아야 한다.

  도중에 이 긴장이 느슨해지면 관객의 주의가 흐트러지게 됩니다. 이것은 곧 작가의 주의와 노력이 흐트러진 결과입니다.

 

* 갈등이 효과적으로 증폭되었다면 관객은 시간의 흐름을 잊게 된다.

 

* '얽힘'이란, 갈등의 한 층에서만 발생한다.

  내적갈등, 개인적 갈등(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초 개인적 갈등이 각기 한 층입니다.

 

* 초개인적 갈등은 액션 모험물, 코미디극등의 주된 갈등이다.

  007, 인디에나 존스처럼 방대한 세트와 엄청나게 많은 출연진 등.

 

* 개인적 갈등은 시트콤이나 일일 연속극 등(=소프 오페라 soap opera)의 주된 갈등이다.

  많은 인물들 사이의 관계가 곧 이야기.

 

* 내적갈등은 주로 소설 등의 산문적 이야기에서 나타난다.

 

* '복잡함'이란 이러한 세 가지 갈등 모두를 포함하는 구조이다.

 

* 비교적 간단하면서 복합적인 이야기를 설계하라. (단, 액션 모험물 영화, 소프 오페라, 의식의 흐름 등 갈등의 한 영역에만 머무는 이야기는 제외) 적절한 제한된 인물과 장소 속에서 복잡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할 것.

  인물과 장소의 수에 적절한 제한을 두면 그만큼 작가가 나머지 부분에 쏟을 수 있는 여력이 늘어나게 됩니다.

 

* 주요플롯이 지지부진할 때, 적절한 보조플롯을 집어넣는다.

  주요플롯이 이야기 속의 주된 갈등구조라면, 보조플롯은 주변의 갈등입니다. 보조플롯은 주인공에게 일어날 수도 있지만, 다른 주변인물들의 이야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주요플롯으로 달랑 하나일 수도, 주변의 갈등이 한 개 이상 가미될 수 있습니다. TV의 시트콤은 대개 주요플롯과 1개의 보조플롯으로 짜여지는 것이 무슨 원칙처럼 굳어져 있습니다. 보조플롯이라도 3단, 4단, 5단 등의 구조를 지닐 수 있고, 여기에도 도발적인 사건이 개입됩니다.

  ※ 장구조 : 아리스토텔레스는 3단, 입센은 4단, 세익스피어는 5단 구조의 주창자.

 

* 이러한 장구조를 구분하는 기준은 '의미있는 가치의 반전'이다.

  즉, 어떤 이야기를 3단, 4단, 5단 등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 속에 주요 반전이 3번 등장하면 3단 구성, 4번 등장하면 4단 구성이 되는 식입니다. 7단, 8단도 있을 수 있습니다.

 

* 장 절정의 수가 늘어나면 상투적인 표현이 늘어나기 쉽다. 또한 절정의 효과가 감소되고, 이야기가 장황해지기 쉽다.

  (책에서는 '장 절정'이라고 했으나 '장의 주요 반전'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저자는 이 이유를 작가가 쏟아부을 수 있는 집중과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 허위결말'은 이야기가 끝났구나 잠시 생각하게 하는 장면

 

* 중복성은 장 리듬의 적이다.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지지부진하게 계속 반복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입니다. 가치의 +, -가 반복되는 진폭을 지니며 이것이 점점 커져나가야 합니다.

 

* 보조플롯을 중심 플롯의 주제의식과 모순되게끔 배치하여 영화의 아이러니를 더 할 수 있다.

  주인공에게 중심플롯을 부여한다면, 다른 주변인물에 그와 반대되는 주제의 보조플롯을 주는 식입니다. 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 보조플롯이라면, 주변인물의 경우 사랑이 깨어지는 보조플롯으로 구성하여 선명한 대비로서 주제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 보조플롯은 중심플롯에 대한 다양한 변주로서 활용할 수 있다. - '다중플롯'

  앞의 경우와 달리 보조플롯이 중심플롯에 대한 들러리를 설 때입니다. 중심플롯을 뒷받침해주기 위한 역할입니다. 니다.

 

* 중심플롯이 지연되거나 지지부진할 때 보조플롯을 적절히 사용.

 

* 중심플롯과 보조플롯간의 비중을 잘 조절해야한다. (단, 중심플롯보다 보조플롯이 더 매력적일 때 이 보조플롯을 중심플롯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10. 장면설계

 

* 장면설계의 구성요소는 전환점, 복선/보상, 감정의 동학, 선택

 

* 취약한 이야기들은 정보로 통찰을 대신한다.

  저자는 대사를 통해서 주제를 설명하거나 voice over를 금기시합니다. 대사나 내레이션에 어떤 의미를 담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고 나쁜 것이 아니라, 보다 극적인 장면설계가 이나라 쉽고 성의없이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 설정은 조금씩 조금씩 흘려보낸다. 이것으로 독자는 통찰을 얻는다. 보상은 이러한 통찰이 확인되는 순간이며, 이것이 또다른 설정의 시작이 된다.

  여기에서 설정이란, 정보나 설명이 극화된 장치와 같은 말입니다. 복선이 깔려있으며, 빙산의 일각처럼 숨겨진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설정은 처음에는 관객에게 일부분만 던져집니다. 일종의 미끼인 것이죠. 관객은 이로인해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미끼에 걸려들어 이야기에 빠져듭니다. 그리고, 이 흥미와 호기심이 보상되는 어떤 순간, 이것이 또다른 설정으로서 더 큰 흥미와 호기심을 야기시킨다는 것입니다.

 

  ※ 저자는 책에서 똑같은 의미를 각 장마다 다른 용어와 말로서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단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뿐입니다.

  1) '가치의 변화와 반전이 진폭을 거듭하며 커져나간다.

  2) 등장인물이 행동은 그가 예상한 것과 다른 반응으로 돌아오며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한 주인공의 후속행동이 반복되면서 악순환이 일어난다.

  3) 설정과 보상의 관계가 점점 커지며 발전해나간다.

  이 세 가지는 결국 ,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갈등은 점점 커져야 한다'는 같은 뜻입니다. 관객이 어떤 사건이 주는 긴장에 곧 적응하기 때문에(:효과 감소의 법칙) 관객의 흥미를 끝까지 지속시키기 위한 방안입니다. 영화를 보다가 도중에 재미없어 나가는 관객이 있다면 곤란하겠지요.

 

* 감정에는 즐거움과 고통 두 가지만 존재한다.

  여기에서 수많은 감정들이 파생된다고 합니다. 즐거움은 가치의 '+' 이며, 고통은 가치의 '-' 입니다.

 

* 효과감소의 법칙 : 어떤 일을 자주 경험하면 할 수록 그 효과가 줄어든다.

  효과감소의 법칙을 깨는 수준높은 이론들이 로버트 맥기가 책에서 다룬 여러 이론들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갈등은 이야기 전개에 따라 증폭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효과감소의 법칙을 깨야 합니다. 비슷비슷한 사건들이 계속 일어난다면 흥미도 떨어질 겁니다. 이것을 깨는 효과적인 방법은 같은 가치의 방향이 아니라 주제에 +, - 로 작용하는 여러 사건들이 지그재그식으로 진폭을 번갈아 하면서, 또 점점 큰 자극으로 일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 전환점의 중심은 인물이 내리는 행동의 선택이다.

  이 선택은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선과 악, 옳고 그름 중 하나를 택하는 양심의 문제는 아닙니다.

 

* 진정한 선택은 선과 악, 옳고 그림 사이가 아닌 딜레마이다. 딜레마는 양립이 불가능한 두 가지 선 사이의 선택, 혹은 두 가지 악에서 보다 덜한 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 등장인물의 가치관이 작용합니다. (저자는 가치관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것이 정확한 용어입니다).

 

* 보다 수준높은 갈등은 인물들 간의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딜레마에 처한 인물들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11. 장면분석

 

* 텍스트란, '글로서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서브텍스트란 이 안에 감춰진 실체다.

  "나는 미치지 않았어요!"라고 외치는 수상쩍은 인물은 실제로 미친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나는 미치지 않았어요!"라고 외치는 대사는 텍스트이며, 이사람은 미쳤다는 진실이 서브텍스트입니다. 이처럼, 역설적인 의미가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 장면분석요령 : 갈등의 파악(:주인공이 이루고자 하는 것, 그리고 이것을 막는 것) -> 도입부의 가치(:주인공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욕망에 대해 현재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가) -> 장면의 비트별 분해(:인물의 행동과 외부세계의 반응을 구분) -> 종결부의 가치(도입부의 가치에 비교하여 변화된 것) -> 전환점(:각 갈등상황에서 인물의 선택) 찾기

  작가나 감독들이 하는 씬분석이 아니라. 시나리오 모니터링자의 노하우인 것 같군요.

 

 

12. 구성(plot)

 

* 구성이란, 장면의 배치와 연결

 

* 통일성이란 인과적인 관계의 흐름이 일관되어야 하는 것

 

* 다양성이 있는 구성이란, 서로 다르고 상반된 것을 절묘하게 구성시키는 것이다.

  코믹성에서 비극적인 요소, 개인적인 것에서 정치적인 요소를 가미

 

* 협소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면 세트를 더욱 세분화하여 장면을 연출할 것.

  참고사항으로 저자가 언급한 내용이지만, 특별히 협소한 공간적 배경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를 쓸 때 고민했하는 자들에게 좋은 대안을 제공한다고 생각됩니다. 극단적인 예로, 우주왕복선 안에서만 벌어지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데, 방으로 구분된 것도 아니고, 하나의 커다란 홀과 같다고 칩시다. 이런 경우에는 (굳이 칸막이나 문이 없더라도) S#조종관 앞, S#통신시설이 있는 패널 앞, 우주식량이 담긴 선반 앞 등으로 공간을 적절히 갈라서 씬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 '리듬'이란 장면의 길이에 관련한 것, '템포'란 한 장면에서의 활동수준이다.

 

*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갈등은 확대, 심화된다.

  확대된다는 것은 사사로운 갈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발전되는 것, 그리고, 심화된다는 것은 그 갈등의 깊이가 피상적에서 심층적으로 깊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책에서 언급된 사사로운 것이 사회적으로 진행되는 것, 개인의 피상적 문제가 내면의 심층적 문제로 진행되는 것, 특수하고 개별적인 문제가 보편적이고 원형적인 것으로 진행되는 경우 등...

 

* 아이러니의 유형

  1) 소망을 이루지만 너무 늦은 상태 ex) 사랑하던 여자와 힘겹게 결혼하지만, 여자가 시한부 인생

  2) 등잔 밑이 어두운 격 ex) '파랑새 이야기'에서 파랑새

  3) 욕망을 이루는 과정에서 가장 소중한 것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내버리고는 뒤늦게 후회한다.

  4) 욕망을 이루고자 하는 행동으로 인해 도리어 욕망에서 멀어지는 경우. ex) 사랑하는 이에게 고백을 하나, 상대가 부담을 느껴 고백하느니만 못하게 되는 경우.

  4) 자기파괴적인 결과 ex) 욕망을 이뤄나가는 과정으로 주인공이 타락하는 경우.

  5) 불행의 씨앗이 행복의 열쇠가 된다. ex)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에서 신경증 환자 잭 니콜슨이 맡은 강아지.

  

* 장면이 전환되는 고리에는 두 장면의 공통점, 혹은 반대로 대립점이 존재한다.

  (여기에서의 장면도 시나리오 쓸 때 씬구분이 아니라 이야기 구조상의 장면입니다)

 

 

13. 위기 절정 결말

 

* '위기'는 위험인 동시에 기회이다. 주인공의 결말을 향한 가장 중요한 선택이 이루어진다.

 

* '절정'에는 중대한 반전이 존재한다.

  여기에서 반전이라는 것은 주인공이 좇아온 가치가 실현(또는 완전히 좌절)되는 순간입니다. 주제가 완전히 드러나는 것은 결말이 아니라, 이 절정인 셈입니다.

 

* 주요 플롯과 보조플롯을 동시에 해결되도록 노력한다. 여의치 않을 때는 중요도가 덜한 보조플롯부터 차츰 해결시키며 주요 플롯이 맨 나중에 해결되어야 한다.

 

* 모든 이야기의 결말의 핵심은, 관객이 원하는 것을 주되, 관객이 기대치 않은 방식으로 주는 것이다.

  (= 결말은 필연적이나, 예상 밖이어야 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텔레비전 드라마의 시리즈물인 경우 시청자들의 반응을 수렴하여 원하는 결말로 애초의 결말을 수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도 위와 같은 원칙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억지로 시청자들의 바램에 맞추다가는 자칫 작위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 주인공이 이룩하는 달성의 기쁨(혹은 좌절)은 그가 이야기 과정에서 치룬 고통(혹은 기쁨)에 비례한다.

 

* 결말의 쓰임 : 1) 보조플롯의 마무리, 2) 절정의 효과가 낳은 파장, 3) 관객에 대한 예의로서 이야기가 정리되는 화면이 요구

  결말은 매우 짧습니다. 흔히들, 결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정확히 말해서는 결말이 아니라 절정입니다. 결말이 매우 짧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절정의 순간이 결말과 다름이 없습니다. 따라서, 절정과 결말을 포함하여 흔히들 '결말'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절정의 감흥이 뜨거운 양철냄비가 터져나가는 것과 같다면, 결말이 이루어진 뒤의 감흥은 뚝배기에서 끓는 된장찌개 같은 것이지요.

  절정이 이루어지면 이야기의 긴장도가 풀려서 아주 급격한 경사로 내려오게 됩니다. 갈등이 절정에서 해소된 탓입니다. 결말에서는 주된 플롯과 함께 해결되지 않은 보조플롯이 있다면 마무리를 해주고, 여운을 주거나 관객에게 완전한 만족감을 주기 위해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격한 웨이트 트레이닝 후 끝내기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과 같은 역할입니다.

 

 

14. 대립의 원칙

 

* 대립은 주인공과 적(무형이든 유형이든)과의 갈등이다.

  주인공은 어떤 것을 간절히 이루려고 합니다. 이를 뭔가가 방해하고 있습니다. 이 둘 사이에 갈등이 발생합니다.

 

* 적을 강력하게 하라!

  적을 강력하게 할 수록 주인공은 더 큰 고통과 갈등을 겪고 그만큼 관객이 받는 자극을 클 수 있다고 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적은 무형의 것입니다. 두 가문끼리의 뼈에 사무친 원한입니다. 그것은 두 주인공이 결코 뛰어넘을 수 없을 만큼 높고 깊고 두텁습니다. 이 원한관계로 인해 로미오와 줄리엣은 맺어질 수 없으며 결국 죽음을 택하게 됩니다. 연인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가 높은 만큼 비극의 카타르시스도 진합니다.

 

* 이야기 속의 대립의 유형은 '1) 어긋남 -> 2) 상반 -> 3) 부정의 부정'의 형태로 발전되어 간다.

  대단히 중요한 내용입니다.

  1) 어긋남이란, 주인공이 좇는 가치에 부적합하거나 미달된 어떤 가치입니다. ex) 정의 - 부당함, 사랑 - 무관심, 진실 - 모순, 자유 - 제약

  2) 상반은, 주인공이 좇는 가치와 정반대되는 가치입니다. ex) 정의 - 불의, 사랑 - 증오, 진실 - 거짓, 자유 - 구속

  3) 부정의 부정은 냉정한 현실의 아이러니입니다. 무엇인가를 실현하는 대가로 그 만큼의 또다른 가치를 잃게 될 희생입니다. ex) 정의 - 힘이 곧 정의, 사랑 - 애증, 진실 - 진실을 알게 될 때의 고통, 자유 - 자유로 여겨지는 예속(:80된 장기수감수가 가석방으로 사회에 나갈 것에 대한 공포) or 방임

 

 

15. 해설 (=설명)

 

* 말하지 말고 보여줘라! 설명을 대사로 풀지 말고 영상으로 극화, 극안에 자연스럽게 융합시킬 것.

  이 책에서는 이렇게 극화시키고 영상화시킨 설명에 한하여 '해설'이라고 칭합니다.

  매트릭스 1에서는, 현실인 '매트릭스'에 대해 주인공과 관객에게 해설(?)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비록 대사로 어느 정도 해설을 하지만, 대사만이 아닌 매우 쇼킹한 영상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처럼 극적인 영상 + 대사로 풀어주는 것이 때로는 더 효과적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세계관, 숨겨진 설정이 많은 이야기일 수록, 무리하게 영상만으로 풀어 관객에게 혼란을 주는 것보다, 관객을 쉽고 확실히 이해시키며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한편,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의 예의 경우 충분한 해설을 영상으로 극화시키지 못했다는 평이 많습니다. 극적인 장면과 병행하여 적절한 대사로라도 풀어주었다면 어땠을까요? 해설을 영상으로 극화시키는 장면이 부적절했을 지도 모릅니다. 이야기 짓기는 작법의 원칙만으로 따질 문제는 아닙니다. 공식이 아니기 때문에 바람직한 예외가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선이 여의치 않아 원칙에 다소 어긋나는 차선을 택한다 하더라도 관객의 입장에서 봐서 문제가 없고 훌륭한 반응을 일으킨다면 그게 곧 최선입니다.

 

* 해설의 역할은 갈등심화다. 정보전달은 부차적인 것이다.

  여기에서의 해설은 갈등심화를 위한 '설정'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설정은 갈등심화를 위한 장치입니다.

 

* 이야기 전체에 걸쳐쳐 조금씩 다루어 마지막 장까지 끌고 나갈 것.

  국자로 퍼주는 것은 금물! 설정과 보상이 번갈아가면서 갈등이 증폭되는 것과 일맥상통입니다. 관객들이 호기심을 지니게 하기 위해서도 이런 방식을 취합니다. 적당히 감질나게... 너무 알려주지 않아도 관객들은 혼란을 느끼고 급기야 짜증이 납니다.

 

* 관객이 추측하고 짐작할 수 있는 해설은 과감히 생략하라.

 

* 해설이 너무 많으면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

  극화시킨 설명은 주된 갈등을 심화시키기 위해 존재하는데, 자칫했다가는 설명을 위한 극화가 될 수 있습니다.

 

* 꿈 시퀀스, 몽타쥬, 내레이션, voice over, 과거회상 등 방법은 가급적 피할 것.

  로버트 맥기는 위와 같은 방법이 세련되지 못한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해설을 위해서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긴 하나, 그만큼 상투적이고 진부하다는 뜻도 됩니다. 최선은 아닌 방법인 것입니다.

 

 

16. 문제와 해답

 

* 이야기에서 '善'은 착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주인공의 입장에서 긍정적인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실제에서는 대단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아기가 시끄럽게 운다고 엄마가 아기를 창밖으로 던져 죽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엄마는 순간 그 아기가 악마처럼 여겨졌다고 합니다)

 

*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극적인 아이러니의 차이

  - 미스터리 : 호기심이 주된 매력. 등장인물들이 관객보다 극에 관한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

  - 서스펜스 : 호기심 +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주된 매력. 관객과 인물이 극에 관한 똑같은 정보를 알고 있다.

  - 극적인 아이러니 : 관객이 인물보다 극에 관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 우연성은 초반에 사용한다.

  처음에 어떤 도발적인 사건은 우연적으로 주인공에게 닥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자기 사랑하는 이가 시한부 인생이 된다든지, 우연히 테러 현장에 있게 된다든지... 그런데, 이야기 전개가 될 수록 이 우연성은 희미해지고 대신 인과관계에 의해서 사건이 얽히고 발전되게 됩니다. 이야기 후반부에 들어서서 우연성이 작용하면 십중팔구 작위적이 되고 맙니다. 연인이 갑작스럽게 시한부 인생이 되어 죽는다는 식의 우연적 결말은 현대극에서 절대로 금기시됩니다.

 

* 드라마작가는 최악에서도 위대한 인물을 표현한다. 반면, 코미디 작가는 최선의 상황에서도 인간은 멍청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다.

 

* 코미디는 우연의 법칙에 관대하다.

 

* 코미디는 웃기는 이야기이지 웃기는 대사나 동작이 아니다.

  웃기는 대사나 동작은 개그입니다. 코미디는 극입니다.

 

* '시점 샷'은 카메라의 위치

  등장인물의 시점샷은 그 등장인물의 눈이 곧 카메라가 됩니다. 어느 시점으로 지문을 기술하느냐.

 

* 소설을 각색할 때 그 소설은 초개인적 갈등의 스토리를 지니는 것이 유리하다.

  소설이 내적갈등을 많이 지니면 지닐 수록 원작의 묘미가 각색에 드러날 가능성이 적기 때문입니다. 소설에서의 훌륭한 내면묘사를 시나리오에서는 시각화하여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원작의 묘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007 시리즈와 같은 초개인적 갈등으로 일관하는 이야기는 내면적 갈등 또는 개인간 갈등보다도 스펙타클한 사건전개로 초개인적 갈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시각화하기 쉽습니다. 저자는 소설이나 희곡의 이야기는 영화 시나리오 것과 비교하여 대개 취약하다고 주장합니다.

 

  ※ 전지적 작가시점이 아니라, 3인칭(작가) 관찰자 시점의 소설들은 그 갈등구조가 내적이든, 개인적 갈등이든, 초개인적이든 이야기 구조만 탄탄히 받혀준다면 시나리오로 각색하기 수월합니다. 불행히도 이런 시점의 잘된 소설은 요즘은 거의 보기 드뭅니다.

 

 

17. 등장인물

 

* 어떤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내면의 욕망에 의해 특정한 선택을 하는 것이 바로 이야기 상의 인물이다.

 

* 이야기 속에서 자기가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는 인물은, 그 이야기 속에서 그 말이 틀림이 입증된다.

  ex) 나는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아 -> 어떤 불가피한 상황에서 거짓말을 하게 된다. / 나는 너 같은 사람을 가장 증오해 -> 어떤 계기로 그 사람을 동정하게 된다.

 

* 잘 형상화된 인물은 장황화된 여러 특성이 아니라 지배적인 특성을 지닌다.

  대단히 참신하며 중요한 내용입니다. 등장인물의 설정에서 많은 작가들이 등장인물에 대해 너무 장황하게 짜는 오류를 범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시나리오 작법책에서 등장인물을 상세히 설정하라고 다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개는 그 인물의 지배적인 한 특성으로 다른 주변적인 특성들까지 아우를 수 있습니다.

  ex) 철수는 '전형적인 삼류양아치'다. - '삼류양아치'라는 지배적인 한 특성에 그 인물에 대한 수많은 특성들이 녹아들어가 있습니다. 철수는 욕을 잘하며 비겁하며 폭력적이며,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런데, 복잡한 인물일 수록 이 지배적인 특성이 여러 개일 수 있습니다.

 

* 등장인물의 표현은 배우의 재능이 개입될 여지를 남겨둬라.

  작가가 연기지도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등장인물의 표정이나 행동에 대해 너무 시시콜콜히 집어넣지 말라는 것입니다.

 

* 대사로서 충분한 것에 지문을 넣지 마라.

  대사의 영역에 들어가는 지문을 말하는 것입니다.

  ex) 철수     : (비명을 지르며) 아야! 임마 니가 날 쳤어?

  여기에서 아야! 라는 말로 이미 비명을 질렀다는 걸 표현해줬는데, 굳이 (비명을 지르며) 라는 것을 넣어줄 필요는 없습니다.

 

* 외면의 인물묘사는 관찰에 의해서, 인물의 진정한 본질은 작가의 자기인식에서 확보된다.

  사람의 마음에는 인간의 모든 면이 숨어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등장인물이 어떠하든, 작가는 자신의 내면을 통에서 그 등장인물이 어떠한 본질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18. 텍스트

 

* 대사>는 대화가 아니다. 시나리오의 대사는,

  1) 짧고 간단명료한 구어체

  2) 완벽한 문장이 아니라, 실용 대사

  3) 멋지고 문학적인 대사는 금물

  4) 짧은 대사를 빠르게 주고받을 것

  5) 대사를 가급적 아낄 것.

 

* 지문> 시나리오의 지문은,

  1) 미사어구는 금물

  2) 현재형이며,

  3) 사물을 직접적으로 구체적으로 지칭한다. ex) 큰꽃 -> 해바라기

  4) 동작을 직접적으로 구체적으로 지칭한다. ex) 망치를 사용한다 -> 망치로 때린다

    ※ ~처럼, ~ 같다는 표현 금물

 

* 카메라의 앵글은 일일이 지시해줄 필요가 없다. 현대 시나리오는 '마스터 장면 시나리오'다.

  따라서, 카메라 기호 또한 지정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시나리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전세계적인 추세가 그렇다고 합니다.

 

* 카메라 기호가 아닌 문장의 소단락과 행바꿈들을 이용하여 표현.

  이러한 것들로 하나의 주요한 쇼트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 어떤 이미지에 의미를 담았을 경우 관객들이 직접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나 심상에 각인된다.

  어떤 영화는 의도적으로 빨강이나 파랑등의 색채를 일관되게 담습니다. 관객들은 부지불식간에 색채가 주는 심상에 빠져듭니다. 물론 이것은 의도된 색채입니다. '분노의 역류'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불타는 듯 시뻘건 노을에 물든 도시를 향해 질주하는 소방차를 커다란 앵글에 한꺼번에 담아 보여줍니다. 마치 한편의 시를 영상으로 보는 느낌입니다.

 

 

19. 작가의 방식

 

* 안에서 밖으로 글쓰기의 노하우

  일단, 대략의 이야기가 떠올랐다면 이야기 재료들을 만들어 나갑니다. 한 가지 장면의 퍼즐에 여러가지 재료를 준비해놓고 그 중에 가장 좋은 것들을 추려나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추려놓고(시놉시스 정도) 남에게 들려주어 평을 듣습니다. 물론 좋은 것을 추려놓은 것 전부를 들려주는 게 아니라 개략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없으면 트리트먼트를 작성합니다.

  트리트먼트는 시놉시스의 한 문장 정도가 한 단락으로 상세하게 기술됩니다. 대사 없는 전지적 작가시점의 소설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트리트먼트는 시나리오 전체를 주요 장면별, 시퀀스별 상세한 토리로 작성해 보는 것입니다. 이 트리트먼트에는 대사는 들어가지 않으며 인물의 심리상태나 내면까지 표현됩니다. 우리나라에는 트리트먼트라는 작업단계가 대개 생략되고 시놉시스가 대신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시놉시스 정도로는 훌륭한 시나리오를 짜는 사전단계로 부족하다고 합니다. 트리트먼트가 없을 경우 내키는 대로 써나가기가 쉽습니다. 또한 고쳐쓰기에서 더 큰 수고를, 결고 시나리오 쓰기의 시행착오를 거칠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 본 시나리오를 요약 소개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시놉시스와 달리, 트리트먼트는 순수하게 시나리오의 사전작업으로서 시나리오쓰기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그만큼 속력을 붙게 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트리트먼트 없는 시나리오의 초고는 사실상 트리트먼트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사쓰기는 가급적 후에 하라고 충고합니다. 많은 작가들이 고쳐쓰기 과정에서 대사만 다듬는 경우가 있는데, 고쳐쓰기에서는 대사나 지문이 아니라 장면을 고쳐쓰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정석의 방법으로 시나리오가 탄생되기 까지의 기간은 보통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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