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키친 이진호 대표가 2021년 3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슈퍼키친 교대점에서 매장에 있는 반찬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표는 배민찬 엑싯 후 반찬 스타트업 슈퍼키친 창업했다. /김연정 객원기자
최근 서울 강남과 마포·서대문 일대에 사는 3040세대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반찬가게가 있다. 노란색 간판의 ‘슈퍼키친’이다. 들어가면 낚지볶음, 호두떡갈비, 갓김치 등 200여종 메뉴가 진열돼 있다. 요즘 대세인 모바일 배송 서비스가 없어 직접 가서 사야 한다. 그런데도 슈퍼키친은 창업 4년 만에 직영매장을 33곳으로 확장했다. 올해 30곳을 더 낼 계획이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슈퍼키친 교대점에서 만난 이진호(39) 슈퍼메이커즈 공동대표는 “주부는 다음 끼니 반찬을 고민하고 있는데, 새벽 배송도 이미 늦죠”라며 “바로 슬리퍼 신고 나가 사올 수 있는 오프라인 동네상권을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모바일 새벽 배송이 트렌드인 식품 시장에서 역발상으로 동네 상권을 공략하게 된 데에는 이 대표의 창업 경험이 작용했다. 그는 2011년 신선식품 정기배송 서비스인 덤앤더머스를 창업했다. 2015년 회사가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에 인수되면서 반찬배달 ‘배민찬’, 신선식품 정기배송 ‘배민프레시’ 서비스 운영을 맡았다.
이 공동대표는 2017년 다시 한 번 창업에 나섰다. 그는 “아내가 큰 깨달음을 줬다”고 했다. 남편이 반찬 사업을 하는데도 아내가 좀처럼 이용하지 않아 이유를 물었더니 “시켜봤자 다음날 와서 먹고 싶을 때 못 먹지 않느냐”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슈퍼키친은 철저히 동네상권을 공략한다. 이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 한계는 기술력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했다. 조리와 판매를 완전히 분리한 것이다. 반찬 제조와 연구개발은 경기도 부천에 있는 1980㎡ 규모 공장(센트럴키친)에서 전담한다. 전문 조리사·영양사 등 50여명 직원이 매일 반찬 1만여개를 만든다. 매장발주·생산·운송까지 전부 IT 시스템으로 관리한다. 빅데이터로 수량을 관리하니 반찬 폐기율도 2019년 12%였던 것이 지난해 하반기에는 1.8%까지 줄었다. 남는 반찬이 없다 보니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저녁 떨이 세일’도 슈퍼키친에서는 볼 수 없다.
회사 매출은 창업 첫해 1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55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200억원 매출이 목표다. 오는 7월에는 모바일 주문 배송도 시작한다. 이 대표는 내년엔 100호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1시간 내 배달이 가능한 초신선 반찬배달 서비스”라며 “동네 매장이 물류창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형태 기자 sha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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