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운더리 심리학> 정신과에 오지 않은 직업군은?
지금까지 정신과 의사로 20년 넘게 일 하면서 정말 여러 직업군을 만나왔다.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유명 연예인, CEO, 종교인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부부갈등 때문에 조폭 두목이 상담받으러 온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정말 아직까지 한번도 마주하지 못한 직업군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직업은 정치인이다. 꼭 유명 정치인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나의 경우에는 단 한 번도 정치와 관련된 일을 한 사람을 내담자로 만난 적이 없다. 주위 동료들에게 들은 적도 없다.
왜 그럴까? 그래서 드문 일이지만 정치인을 만날 때 물어보곤 한다. 그 중에 한 분의 대답을 듣고 나는 비로소 고개를 끄덕거렸다. "간단해요. 정치인이 되고나면 안 그러던 사람들도 점점 자신 탓을 안 하고 상대방 탓을 하게 되요. 그러니 힘든 일은 많지만 자신을 괴롭히지는 않아요."
물론 모든 정치인이 그렇다는 게 아니다.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 노회찬 의원처럼 정치인이 되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작은 흠 앞에서 괴로워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환경 안에서도 자신의 개별성을 지켜나갈 수 있는 바운더리가 건강한 이들의 경우이다. 많은 사람은 어떤 환경과 어떤 사람들과 어떤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그 자아의 성향 역시 크게 변화하고 만다. 그 문화에 흡수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가 집단이나 조직안에서 적응이라고 부르는 수많은 일든은 어쩌면 순응이나 동조일런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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