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는 시간은 없다

<문 요한의 마음편지> 의미없는 시간은 없다

오래 전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는 그 중에서 첫 번째 이야기가 오래 마음에 머물렀습니다. 그는 인생을 ‘점들을 연결하는 것(connecting the dots)’이라고 표현하며 시간이 지나야만 점들의 의미가 드러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의 인생부터 그랬습니다. 그는 학교를 중퇴하고 서체공부를 했지만 그것이 향후 인생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나 감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서체공부는 10년 뒤 맥 컴퓨터를 만들 때 좋은 디자인과 글자체를 갖추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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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는 시간이 지나야만 드러나는 의미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의미를 그 당시에는 충분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오늘이라는 하나의 점(點)들이 모여 인생이라는 선(線)을 이룰 때 그 점들의 의미들이 비로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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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다양한 삶의 양상들이 먼지 자욱한 기억의 창고 속에 갇혀 있다. 그러나 이따금씩 그들이 잿더미 아래에서 숯을 달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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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칼 융의 말입니다. 지난날의 삶의 경험은 사라지는 법이 없습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그 역시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긍정적 경험들이 우리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하고, 부정적 경험들이 우리의 가능성을 드러내고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는 불씨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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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지난 불행을 붙잡고 원망속에 살아갑니다. 잘 되지 않을까 싶어 무언가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지금 당장 도움이 되지 않으면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지난 삶을 돌아보면 쓸모 없는 경험이나 의미 없는 시간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지나온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져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때가 되면 정말 지워버리고 싶은 삶의 불행도, 실패와 좌절의 시간들도, 정처없이 방황했던 혼란의 시간들도 모두 '오늘의 나'를 잉태시키기 위한 의미있는 시간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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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삶의 의미를 모두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의미를 알 수 없는 순간들마저 나의 삶의 의미를 이룹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이들에게 삶은 놀라운 것이며 아름다운 가능성으로 존재합니다. 모든 게 연결되어 감춰있던 이야기가 드러날 그 날은 오고야 말 것입니다.

■ 오늘의 그림
가나출신 작가 Betty Acquah의 2016년도 작품 <Child at heart II>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