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의 '뜨는 브랜드' 만드는 법
많은 사람들이 창업 하면 아이템과 입지를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 핫한 브랜드들의 태동을 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아우어 베이커리' '나이스 웨더' '배드 파머스' 등의 외식 브랜드를 만든 CNP 컴퍼니를 보자. 이 회사의 노승훈 대표는 좋은 부동산 매물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한다. '이곳에 어울리는 공간과 에너지를 만들고 싶다'. 여기서 에너지란 요즘 세대들의 욕구를 의미한다. 그래서 그는 메모하는 습관이 있다. 평소 관심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10년째 스마트폰에 기록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브랜드 중 하나가 바로 '도산분식'이다. 그는 처음부터 분식에 포인트를 두지 않았다. 압구정이라는 장소에 집중했다. 그가 어렸을 때부터 놀았던 동네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년 시절부터 놀고 먹고 지내왔던 이곳에 뭐가 없지?' 그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섰고, 그 답이 바로 분식이었다. 그는 여기에 더해 분식을 멋있게 소비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접시에서 그들만의 '향수'를 발견하기 원했다. 그렇게 트렌디한 분식집 '도산분식'이 탄생했다.
요즘 핫한 브랜드 '피치스'의 태동도 비슷하다. 2014년 자신의 첫 차를 마려한 이 회사 대표는 자동차 튜닝에 빠져들었다. 영어권에서는 뒤태가 예쁜 자동차를 '피치스(복숭아)'라고 부른다. 그래서 그는 피치스란 로고를 만들어 자기 차에 붙였다. 이렇게 좀 더 새롭고 멋진 문화를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브랜드가 바로 피치스였다. 문제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피치스의 여인택 대표 말고도 많았다는 점이다.
매달 1500장 한정 판매하는 피치스 스티커는 마니아층과 일반인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피치스가 지향하는 멋을 공감하고 추종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 스티커가 붙으면 가장 트렌드한 것이라는 공식도 생겼다. 이처럼 피치스를 관통하는 문화는 바로 '자동차'다. 피치스는 자동차 문화를 코어컬처로 한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한하기 때문이다.
일본 하라주쿠 스트리트 문화의 대부로 불리는 디자이너 겸 디렉터 후지와라 히로시 역시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팬덤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에 기반한 다양한 문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피치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은 자동차 튜닝뿐만 아니라 패션 사업, 튜닝 자동차 전시 사업, 다양한 브랜드 및 기업과 이색 협업 등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최근 성수동에 '도원'이라는 매장을 오픈했다. 장도 문화의 랜드만크로 만들기 위해서다. 밀레니얼 세대와의 문화적 소통을 활성화하고, 혁신적인 기술력과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를 확산하는 목적도 있다. 도원(D8NE)의 이름에 들어간 ‘8’은 자동차 바퀴 두 개와 무한대의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어떠한 영역도 구애받지 않고 자동차 문화와 멋을 무한대로 확장한다는 취지에서다.
단백질 바를 만드는 '뉴트리그램'의 이지우 대표도 비슷한 공식을 따랐다. 식이장애를 앓고 나서 식품영양에 간심이 생겼다. 그는 간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끊이지 않는 자신의 문제로부터 브랜드를 시작했다. 그래서 떡처럼 쫀득쫀득한 식감의 새로운 단백질 바를 만들었다. 제품명은 '솔직단백'이었다. 자신의 체중 조절을 위해 만든 이 제품은 요즘 세대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021년 솔직단백의 매출은 무려 20억 원이다. 전해에 비해 5배 성장한 수치다. 올해의 목표는 50억이다. 이 제품은 온라인 채널은 물론이제 전국의 GS25 편의점에서도 만날 수 있다. 요즘 세대라면 누구나 관심 있어할 문제가 바로 다이어트다. 그는 다이어트라는 강박에 시달렸던 자신의 경험을 제품에 녹여냈다. 이 브랜드의 성공 이유는 요즘 세대의 숨은 욕구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사업을 한다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것이 바로 아이템과 입지다. 하지만 브랜드를 완성하는 건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요즘 세대들을 타겟으로 한다면 더욱 그렇다. 이들이 열광하는 장소는 어디일까?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을 핫하게 여길까? 이들의 고민은 무엇인가? 이들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고민하는 것, 그게 바로 요즘 핫한 브랜드를 만드는 방법이다.
그러니 아이템과 입지에 대한 고민만큼 이들의 세대가 가진 고민에 귀를 기울이자.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들어보자. CNP 컴퍼니의 노승훈 대표는 외식업에서 그 답을 찾았다. 피치스의 여인택 대표는 자동차에서 그 답을 찾았다. 뉴트리그램의 이지우 대표는 다이어트에 숨은 요즘 세대들의 고민에 화답했다. 그리고 거기엔 모두 자신들만의 경험과 철학이 숨어 있었다. 이게 요즘 핫한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그들만의 숨은 공식이다.
* 글쓴이 : 박요철, 비버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개인과 회사의 브랜드 스토리를 '발견'하고 '정리'하고 '전파'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스몰 스텝' '프랜차이즈를 이기는 스몰 브랜드의 힘' '스몰 스테퍼' 등의 책을 썼습니다.
1人터뷰 프로젝트
일인기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이미 1인기업으로서 자리를 잡고 있는 분들은 어떤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어떻게 홍보를 하여 자리를 잡고 있을까요?1人터뷰 프로젝트는 일인기업의 먹고사는 방법에 대한 취재기입니다.
이번에 인터뷰한 분은 1인 브랜딩 컨설팅 회사, 비버커뮤니케이션즈를 운영하는 박요철 대표님입니다. 기업, 스타트업, 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브랜드 컨설팅 및 네이밍, 콘텐츠 제작, 글쓰기, 교육과 강의 등을 하고 있는데요. 아이보스에도 ‘작은 브랜드, 작지 않은 이야기’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기도 합니다.
제가 아이보스에 입사하기 전부터 박요철 대표님의 칼럼을 즐겨 읽었습니다. 그분만의 어조로 풀어내는 작은 브랜드들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 속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유니타스브랜드에서 브랜드 관련 글을 쓰던 일을 하다, 2016년 의도치 않게 1인 기업이 되었다는 글을 읽으면서 이분은 어떻게 일하실까? 궁금했습니다. 15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시작하게 된 1인 브랜딩 컨설팅 기업. 어떤 식으로 홀로서기를 해나가고 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interviewer 최창희
뜻하지 않게 1인 기업이 되었다고 했는데, 어떻게 1인 기업을 하게 된 건가요?
유니타스브랜드라는 브랜드 전문지에서 7년 정도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거기 계신 분들과 브랜드 관련 교육 사업을 해보자 해서 창업을 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자의반 타의반으로 독립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됐어요.
막상 처음에 독립을 해서는 어떠셨어요?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거니까 처음에 막막했죠. 지금도 기억하는 게 회사 그만둬야 할 거 같다고 와이프한테 이야기하니까 그러더라고요. 편의점 알바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런데 마침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예전에 저희 회사에 컨설팅을 의뢰하셨던 대표님을 인사차 찾아뵀어요. 그때는 금액이 작아서 고사했던 일인데, 개인으로 나왔으니까 그때 못했던 일을 해보자고 해서 그날로 그 회사의 브랜딩하는 일을 하게 됐죠. 그 작업에 대표님이 만족하셨고, 주변 분들을 소개해주었어요. 그래서 일을 계속 할 수 있었죠.
그때 느낀 것은 제가 따로 1인 기업을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하던 일에서 전문성을 담보로 해서 교육하고 사람을 만나던 일들이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었구나 싶더라고요.
회사 이름이 비버커뮤니케이션즈인데, 그렇게 정하신 이유가 있으세요?
우선은 디자이너들이 저보고 비버를 닮았다고 하고요.(웃음) 비버가 지구상의 동물 중에서 건축을 제일 잘하는 동물이라고 해요. 비버가 집을 짓는 방식이 주변에서 나뭇가지를 가져와서 집을 짓는데, 그 집들 때문에 인근에 홍수가 예방된다고요.
저는 저를 브랜드 스토리 파인더라고 소개하는데요. 제가 하는 일은 개인이나 기업의 좋은 스토리들을 찾아서 전하는 일이에요. 작지만 내실 있게 일하는 분들을 소개함으로써 그런 분들을 돕고 싶고, 그게 우리나라에 좋은 브랜드 생태계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마치 비버가 숲에서 나뭇가지를 가져와 집을 만들고, 인근에 홍수도 예방하듯이 브랜드상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는 뜻에서 이름을 그렇게 정했어요.
지금 시장에서 1인 기업을 할 정도로 브랜딩 컨설팅 수요는 많은 편인가요?
니치마켓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우리나라에서 전문적으로 브랜딩 컨설팅하는 기업이 10개가 채 안 돼요. 대기업들은 그런 회사들이 다 하고 있고요. 저 같은 개인은 중소기업이나 개인 기업처럼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를 하는 거고요.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아직까지는 브랜딩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요즘에는 멀리 내다보고 나만의 브랜드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는 대표님들이 꽤 많더라고요.
어제도 한 회사에 갔는데 서울대 공대생 두 명이 만든 화장품 회사예요. 이분들이 묻더라고요. “이 사업을 잠깐 하고 말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하려고 하는데 뭘 준비해야 하냐고”요.
서울대 공대생들이 어떻게 화장품을 만들게 됐는지, 그 회사가 가지고 있는 방향은 뭔지, 제품의 특징은 뭔지 그런 스토리를 발굴해서 정리하는 것이 브랜딩이고, 그걸 위해 저 같은 사람이 필요하게 되는 거죠.
브랜딩 컨설팅은 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일단 회사 대표님과 먼저 인터뷰를 해요. 이 회사에 정말 필요한 게 뭔지를 파악하고, 그 회사에 맞게 적절한 방법을 제안해드리죠. 내부적으로 브랜드 솔루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걸로 회사의 필요, 시장조사를 통한 고객들의 니즈를 알아내는 작업을 하고요.
그 내용을 바탕으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작업을 해요. 결과물은 네이밍이나 카피라이팅이 될 수도 있고, 브랜드 카탈로그나 책자일수도 있고 마케팅 솔루션일 수도 있고요. 브랜드 교육이 필요할 때는 커리큘럼을 짜서 몇 주간 워크샵을 하기도 하고요.
컨설팅 비용과 기간은 보통 어느 정도인가요?
비용은 회사마다 유동적이에요. 보통 컨설팅 하면 억대 단위로 하는데요. 저는 개인으로 하니까 규모가 작으면 1000만원 이하, 규모가 좀 있으면 1000만원 이상도 합니다. 기간은 보통 두세 달 정도 걸리고요.
주로 작은 기업들의 컨설팅을 하신다고 하셨는데요. 비용을 부담스러워하거나, 브랜딩은 자신과는 먼 이야기라고 여기는 기업도 많을 거 같아요. 작은 기업에게도 브랜딩이 필요할까요?
네. 필요하다고 확신하니까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거고요. 언제까지 작은 기업들이 작은 기업으로 머물러 있지 않거든요.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는 단계에서 반드시 브랜딩이 필요해지는 순간이 와요.
예를 들어 특정 분야의 화장품이라면, 하다 보면 반드시 경쟁자가 생겨요. 그때는 우리 화장품이 어떻게 다른가를 어필해야 해요. 브랜딩이 어려운 게 아니라 결국 차별화에 대한 이야기인 거죠.
우리나라에 만 개 이상의 화장품 브랜드가 있는데, 그 가운데서 선택해야 할 분명한 이유를 주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어요. 이건 장사를 더 하고 못하고 문제가 아니라 생존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장기적으로 보면 그 브랜드의 이름만 들어도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진짜 큰 자산이에요. 좀 더 지속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거죠.
작은 기업의 브랜딩 중에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요?
스킨미소라는 화장품 회사인데요. 직원이 4명인 작은 회사예요. 모공화장품이라는 카테고리에서 8년가량을 운영해왔어요. 제가 특이했던 부분은 큰 회사들이 신경쓰지 않는 자기들만이 할 수 있는 니치마켓에서 소비자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어요.
어떻게 이런 화장품을 만들게 됐는지, 이 제품이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어떤 고객이 필요한 제품인지. 고객과 직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브랜드북을 만들어드렸어요. 제품 배송할 때 그 책자가 같이 나가요. 직원들 대상으로 브랜딩 교육도 하고요. 그 후에 직원들이 제품을 대하고 알리는 마인드가 달라졌죠.
최근에는 ‘개기름 지우개’라는 개기름 많은 남성분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었어요. 그것 역시 큰 회사에서는 따라가기 힘든 니치마켓이죠.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닌 특정한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들을 계속 개발하고 찾아가는 식으로 차별화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작은 회사들이 지향해야 할 부분이죠.
브랜딩을 해준다는 마케팅 업체도 많은데요. 1인 기업으로서 유지되려면 나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어야 할 거 같은데 그러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제가 특화할 수 있는 것은 소규모 기업들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적절하게 자기 회사에 맞는 브랜드 관련된 솔루션들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에요. 저는 10년 동안 브랜딩 관련해서 회사들을 컨설팅하고 글을 쓰면서 나름대로 브랜딩이 뭔지에 대해서 알고 있고 관련된 케이스를 많이 알고 있어요.
브랜딩에 관심 있다고 해도 최소 몇 천만원에서 몇 억 되는 브랜딩을 할 수 있는 작은 기업들은 거의 없을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 되는 비용으로, 제대로 브랜딩을 하고 싶은 분들에게 가이드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가 되어 있지 않나 싶어요. 브랜딩 에서 기성제품이 아닌 수제양복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쉽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그럼 주로 수익은 어디서 나오는지, 어느 정도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작년에는 삼분의 일은 책 인세나 강의 수입, 삼분의 이는 특정 기업의 컨설팅으로 인한 수익이 대부분이었어요. 수익은 직장 다닐 때 연봉보다 1.5배 정도는 돼요. 아직 앞가림 하는 정도죠. 아무래도 안정적인 월급으로 나오는 게 아니니까 1인 기업하려면 월급의 3배는 벌어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갈 길이 멀죠.
좀 더 수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들이 있으세요?
특별히 다른 분야에서 찾고 있지는 않고요. 이전에 낸 <스몰스텝>이라는 책이 자기계발서라면 지금은 브랜드 관련된 책을 쓰고 있고 있고요. 제가 가진 능력을 필요로 하는 컨설팅 회사와도 협업을 하고 있고요. 1인 기업이지만 협업을 통해서 일의 규모를 키우는 게 가장 주된 새로운 수익 루트인 거 같아요.
1인 기업가는 기업의 운영부터 실무까지 혼자서 많은 일들을 해야 하는데요. 그것들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대표님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저는 다른 것보다 시간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혼자 일하는 사람들은 시간 관리가 중요하거든요. 저는 프로젝트를 맡으면 새벽 두세 시경에 일어나서 일을 해요. 1인 기업이다 보니 오후에는 효율이 낮아지거든요. 오후에는 미팅이나 일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는 등의 자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새벽에 집중적으로 일해요. 일의 시간을 늘리기보다 일의 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사용하는 거죠.
1인 기업가로서 3년 정도 돼 가시는데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회사에서 일할 때는 시킨 일만 하게 되고 내가 주인으로 일한다는 생각은 덜 들었어요.
혼자 일하니까 내가 하는 모든 일의 책임을 내가 져야 하죠. 이름만 대표가 아니라 내 삶의 주인으로 살게 된 거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더 몰입할 수 있고, 조직 내에서 불필요하게 신경쓰거나 스트레스받는 게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유익이 아닌가 싶어요.
많은 직장인들이 1인 창업을 꿈꿉니다. 그들에게 꼭 필요한 준비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단 한 가지로 말씀드리면 직장을 다닐 때부터 자신을 브랜딩해야 한다는 거예요. 자신을 브랜딩한다는 건 내 이름을 떠올렸을 때, “이 사람은 무엇을 잘하지, 이 부분에서만큼은 믿고 맡겨도 되겠다” 하는 게 떠오를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창업을 준비하기 전에 그 정도의 신뢰를 얻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봐요. 개인의 브랜딩은 회사 다니면서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어요.
개인을 브랜딩하는 방법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저는 회사에 입사하는 순간부터 자기를 브랜딩하는 과정을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런치 같은 도구일 수도 있고 블로그, 유튜브를 할 수도 있고요.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 리뷰를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그 분야에서 어느 사람의 눈에는 띄게 되는 거죠.
저는 회사 다닐 때 북헌팅이라고 해서 매주 월요일마다 독서 리뷰를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어요. 6시에 칼퇴근해서 9시 30분까지 책을 읽고 그 리뷰를 블로그에 올리는 거죠. 그렇게 2년을 꼬박 하니까 네이버에서 전화가 오더라고요. 오늘의 책을 소개해달라고요. 그때부터 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죠.
직장생활 하면서 작은 거라도 그런 일련의 작업들을 꾸준히 해보면, 회사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을 것이고 회사 나가서도 그 이름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기회들이 무한하게 열리지 않을까 싶어요.
글이라는 것이 개인을 브랜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 같아요
네 그렇죠. 직장을 그만두고 난 그날 밤에 글을 썼어요. 제가 유니타스브랜드 페이스북을 3년 동안 운영했는데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어요. 운영을 못하게 된 게 안타까워서 3년간의 페이스북 운영에서 느낀 것들을 기록해놓자 해서 썼는데, 반응이 엄청났어요. 강의 의뢰도 많이 왔고요. 실무자 이야기니까 더 공감을 하신 거죠.
저는 회사 나와서도 글을 통해 내 일을 적극적으로 알렸던 게 다른 기회들로 연결되는 좋은 계기가 된 거 같아요. 내가 여기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내가 직접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고 모르는데 어떻게 저에게 일을 줄 수 있겠어요.
글을 계기로 팟캐스트도 하게 되고 책도 내게 되고, 브런치 행사나 1인 기업 행사 같은 데 초대받기도 하고 강의도 할 수 있었어요. 저는 이런 과정이 개인이 할 수 있는 마케팅이자 브랜딩이라고 생각해요. 글이 아니었으면 저도 먹고살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1인 기업을 창업했다고 해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1인 기업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첫째는 결국은 제품력이에요. 제품이 특별하지 않으면 어떤 마케팅이나 브랜딩을 해도 재구매가 일어날 수 없어요. 서비스도 마찬가지고요. 내가 뭘 잘할 수 있는가, 내가 남들보다 탁월하게 더 잘할 수 있는 능력이 뭔지 냉철하게 판단해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는 1인 기업이라도 절대 혼자서 일하면 안 돼요. 내가 어떤 특정 분야에서 능력을 가지고 도움이 된다고 하면 반드시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생기게 마련이에요. 내가 가지지 않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랑 제휴하고 협업할 수 있는 능력 그게 두 번째로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신다면요?
요즘 사람들은 나답게 사는 것에 관심이 많은 거 같아요. 그걸 비즈니스적으로 푼 단어가 브랜딩인데요. 나다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거는 기본적인 욕구라는 생각이 들고 그 욕구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앞으로도 해나가고 싶어요. 첫번째 낸 <스몰스텝>이라는 책이 제가 나다움을 찾기 위해 어떻게 살아가는지 하는 얘기라면, 두 번째 책은 그렇게 살고 있는 분들을 만나서 소개하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그게 수익과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첫 번째로 하고 싶은 일이고요.
두 번째는 작은 기업들이 꼭 필요한 브랜딩 활동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브랜딩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싶어요. 제 나름의 컨설팅 노하우를 쌓아서 협업할 수 있는 회사들과 함께 더 많은 회사를 돕는 게 저의 계획이고 하고 싶은 일입니다.
인터뷰 후기
Brand Story Finder (브랜드 스토리 파인더). 개인과 기업의 브랜드 스토리를 발견하고 정리하고 전파하는 사람. 박요철 대표님의 명함 앞면에는 비버의 그림과 함께 그 단어가 새겨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며 다른 브랜드들의 스토리를 발견하기에 앞서 이미 ‘나’라는 브랜드의 스토리 파인더로서, 삶에서 그만의 브랜드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것은 매일 내 분야에서 꾸준히 글을 써내려가는 스몰 스텝에서 시작되었고요.
늘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는 못했던 저를 돌아보게 해주는 인터뷰였습니다. 나만의 무언가를 시작해보려고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작게라도 시작해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