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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자 기억하는 자 그리고 술 마시는 자

by dig it 2022. 9. 12.

듣는 자 기억하는 자 그리고 술 마시는 자

 

“그는 자기도 모르게 정직의 문제를 되새기고 있었다. 

개인적인 정직성, 예술적인 정직성. 정말로 그것들이 연결되어 있다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미덕을 얼마나 지녔는가. 얼마 동안이나 지니고 있을 수 있는가. 

그는 친구에게 자신이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을 부인한다면 그들은 그가 정직성을 잃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은 모두의 것이면서 누구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모든 시대의 것이고 어느 시대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그것을 창조하고 향유하는 이들의 것이다. 예술은 귀족과 후원자의 것이 아니듯, 이제는 인민과 당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시대의 소음 위로 들려오는 역사의 속삭임이다. 예술은 예술 자체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어느 인민이고, 누가 그들을 정의하는가? 그는 항상 자신의 예술이 반귀족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주장하듯이 그가 부르주아나 코즈모폴리턴 엘리트 층을 위해 작곡을 했는가? 그렇지 않다. 그를 비난하는 자들이 그에게 바라듯, 교대 근무에 지쳐 마음을 달래주는 위안거리가 필요한 도네츠 광부들을 위해 작곡을 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그는 모든 이들을 위해 작곡을 했고, 누구를 위해서도 작곡하지 않았다. 그는 사회적 출신과 무관하게 자신이 만든 음악을 가장 잘 즐겨주는 이들을 위해서 작곡을 했다. 들을 수 있는 귀들을 위해 작곡을 했다. 그래서 그는 예술의 참된 정의는 편재하는 것이며, 예술의 거짓된 정의는 어느 한 특정 기능에 부여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마음이 떠올리는 기억들을 통제할 수 없듯이, 마음이 끊임없이 던지는 헛된 질문들도 막을 수가 없었다. 한 사람이 생에서 마지막 질문에는 어떤 답도 없다. 그게 그 질문들의 본질이다. 올림 바 음의 공장 사이렌처럼, 머릿속에서 울려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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