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트리 마켓

복합문화공간 올드 트리 마켓 OLD TREE MARKET

 

베이커리형 카페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 등 상업시설이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인 이곳 입구에 들어서자 왼쪽 벽면에 40년 경력의 일본 제빵 명인 하라류지 제빵사와 30년 경력의 대한민국 제과기능장 허창효 제빵사 얼굴이 새겨진 커다란 현수막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운데로 발길을 옮기자 죽은 나무처럼 보이는 거대한 은행나무가 모습을 드러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굵은 나뭇가지 위에 여러 개 작은 나뭇가지가 뻗어 나와 있었다. 죽을 줄 알았던 은행나무에 다시 새 생명이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올드 트리 마켓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 벽면에 거대한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한가운데 나이가 300~500년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사진=신수현 기자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 올드 트리 마켓을 개발·소유·운영하는 기업 '키친보리에'의 박지윤 상무는

"베일 위기에 처해 있던 은행나무인데 안타까워서 수천만 원을 쏟아 이곳에 옮겨 심었다"며

"나무 전문가들은 이 은행나무가 최소 300년, 많으면 500년 동안 살아온 것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올드 트리 마켓 중정에 위치한 은행나무. 고목처럼 보였지만 새로운 가지를 뻗어가며 다시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진=신수현 기자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자 야외에 편하게 앉아서 빵, 커피, 맥주 등을 즐길 수 있는 여러 개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 공간 안쪽에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 매장 문이 보였다. 문을 열고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점심·저녁식사 시간 사이인 오후 4시인데도 삼삼오오 모여 커피와 빵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은행나무를 기준으로 왼쪽에는 야외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여러 개의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사진=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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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에 브레드 팩토리 매장 입구. /사진=신수현 기자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 매장은 단층이었지만 실내 면적만 1070㎡(약 323평)로 굉장히 넓었다. 빵을 굽는 공간은 크게 '오픈 매장'과 최근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빵 전문 생산 공장' 등 2곳으로 구성돼 있었다. 제빵사는 총 11명이었다. 매장에서는 빵과 커피는 물론 빵과 함께 먹기 좋은 미트볼, 수프, 소시지, 베이크드 빈스, 매콤한 맛을 내는 소스인 살사, 맥주 등도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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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만드는 공간 한쪽에서는 생맥주를 팔고 있다. /사진=신수현 기자

박 상무는 "하라류지 제빵사와 허창효 제빵사가 매일 신선한 빵을 만들어 매장에 내놓는다"며 "오픈 매장에서 만든 빵은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 매장에서만 판매할 수 있지만 해썹 인증을 받은 공장에서 만든 빵은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복합상업공간 '더베이101', 다른 매장 등에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커피를 만드는 공간 뒤쪽에는 아주 오래된 책들이 즐비한 공간이 있었다. 마치 도서관처럼 보였다. 박 상무는 "1920년대 전후로 간행된 고서들을 모아 2000권 이상 꽂아 놨다"며 "고객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료와 빵을 먹으면서 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서관 콘셉트로 공간을 꾸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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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처럼 꾸며진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 내부 모습. /사진=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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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처럼 꾸며진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 내부 모습. /사진=신수현 기자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가 문을 연 것은 올해 6월이지만, 해썹 인증을 최근에 획득했기 때문에 키친보리에는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의 정식 개관을 알리는 행사를 여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매장을 개관한 지 이제 5개월 됐지만 빵과 커피 맛이 매우 좋은 '핫플레이스'라고 입소문이 나면서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의 매출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박 상무는 "주말에 보통 1200~1500명 손님이 다녀가며,

평균 월 매출은 약 1억5000만원"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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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에 브레드 팩토리 내부 모습. /사진=신수현 기자
 
 

올드 트리 마켓 터전은 원래 바다였다. 키친보리에 관계사이자 부산 향토기업인 삼미건설이 바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로, 오랫동안 빈 땅으로 있었다. 여러 아파트가 올드 트리 마켓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까닭에 여러 부동산 개발업자(시행사)가 이 일대에 아파트를 짓자며 아파트 개발 사업을 권했다. 박 상무는 "올드 트리 마켓 자리에 복합문화공간이 아닌 아파트를 지으면 상당한 금액의 개발이익을 거둘 수 있었겠지만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키친보리에는 부산 시민들이 올드 트리 마켓에서 소규모 행사를 열 수 있도록 공간을 빌려주기도 한다.

키친보리에는 키친보리에가 개발·소유·운영 중인 더베이101에도 지난달 '보리에 베이커리 앤 델리' 매장을 열었다. 다대포 매장인 보리에 브레드 팩토리와 콘셉트는 약간 다르지만 매장에서 빵과 간편한 식사류를 판매하는 점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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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복합상업공간 '더베이101' 2층에 위치한 '보리에 베이커리 앤 델리' 매장 내부 모습. /사진=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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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에 베이커리 앤 델리 매장에는 야외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신수현 기자
 
 

키친보리에는 한발 더 나아가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에 올해 말 준공 목표로 대지 면적 7722㎡(약 2335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 복합문화시설 '민락 더 마켓'도 짓고 있다. 이곳에도 보리에 베이커리 앤 델리 매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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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수영구 민락동에 한창 공사 중인 복합문화시설 '민락 더 마켓'. /사진=신수현 기자
 
 

키친보리에가 추구하는 빵 매장의 지향점은 뭘까. 삼미건설 기획실장도 겸직하고 있는 박 상무는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면서 맛도 좋은 식사 빵, 빵과 함께 먹기 좋은 간편한 음식인 델리를 공급하는 베이커리형 카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상무는 "바쁜 현대인들, 특히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매번 밥과 반찬을 제대로 갖춰 놓고 식사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밥 대신 몸에 좋으면서 맛도 뛰어나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빵을 많은 사람에게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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