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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by dig it 2023. 7. 21.
 
 

비즈니스를 리드하는 에디터들ㅣSeries_96 | 원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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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정착하는 삶, 더 정확히는 유럽에서 좋아하는 패션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유학을 떠났다.
선례 없던 길을 개척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해야 하는 것이 명확했기에 그는 버텼다.
가파르게 변화하는 산업 곡선에도 에디터로서 꾸준하게, 꼿꼿하게 콘텐츠의 크레딧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 백승원 


지면과 온라인 사이, 29CM


“포트폴리오에 정답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포트폴리오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매개체인 만큼 누군가의 정답을 따라가면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돼요.”


Q. 승원 님은 주니어(신입) 시절 중앙엠앤비와 두산매거진에서 패션팀 어시스턴트로 일하셨어요. 런던예술대(UAL) LCF(London College of Fashion) 캠퍼스에서 패션 스타일링 전공을 수료하기도 하셨는데요. 언제부터 패션에 관심을 가지셨나요?

A.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는 학교에서 제일 먼저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등교했고, 중학생 때는 그 시절 유행에 따라 아디다스 저지를 국가별로 구매해 입었어요. 특별한 계기 없이 18살 무렵 자연스럽게 패션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기도 했어요. 정확히는 유럽에 정착하는 꿈이었죠. 패션 업계에 종사하는 현직자에게 조언을 구해 보니 해외 생활이 꿈이라면 꼭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답변을 들었고, 그 길로 유학을 준비했어요.


Q. 유학 생활이 두렵거나 걱정되지 않으셨나요?

A. 저는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기보다 즐기는 성격이에요. 처음 혼자 히드로 공항(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진짜 내 길이 열리는구나’라는 기대감에 무척 설렜어요. 유학 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목표와 동기가 뚜렷했기 때문이에요. 


ⓒ 백승원 


Q. 매거진 <SURE>, <GQ Korea>에서 패션팀 어시스턴트로 하셨던 업무도 사뭇 궁금해집니다. 

A. 패션 에디터들의 화보 촬영을 서포트하는 것이 패션팀 어시스턴트의 기본 업무예요. 제품을 픽업하고 반납하는 일이 8할, 단신 기사 작성하는 일이 나머지 2할 정도였어요.


Q. 패션팀 어시스턴트 경력 이후, 프랑스 시계 월간지 <레뷰 데 몽트르 코리아>, 라이프스타일 월간지 <오디너리매거진>에 에디터로 지내셨어요. 이곳에서의 업무는 무엇이었나요? 가능하다면, 어떤 계기로 입사하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A. 제가 GQ에서 어시스턴트 계약 기간이 끝날 무렵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제안이 들어 왔어요. 경험해 보지 않았던 분야라 호기심이 생겨 일을 시작했지만, 근무 환경이나 방식 등이 저와 맞지 않았어요. 그러다 인스타그램에서 <레뷰 데 몽트르 코리아> 기자 모집 공고를 발견했어요. 시계와 매거진이라는 매체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공고에 지원했고, 합격해 재직하는 동안 즐겁게 일했어요. 글쓰기 기본을 이곳에서 많이 배웠고요. <오디너리매거진>에서 일했던 당시 제가 1, 2년 차 주니어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한 달에 한 번씩 지면에 에세이를 기고하는 기회를 얻었어요. 그 덕분에 빠르고,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월간지 에디터에서 2019년 29CM 콘텐츠 에디터로 합류하셨습니다. 제 경우, 매거진 제작 기반의 에이전시에서 커머스 업계로 넘어가는 과정이 어려웠는데요. 승원 님은 29CM 입사를 위해 무엇을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어필하셨나요?

A. 우선 29CM를 선택한 이유는 <오디너리매거진>에서 다음 직장으로 이직을 준비하면서 만약 내가 커머스로 넘어간다면 유일하게 일할만한 플랫폼이 29CM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29CM가 콘텐츠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할뿐만 아니라, 29CM에서 다루는 콘텐츠의 결과 방향성이 매거진과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저는 29CM에 입사하기 위해 경력 기술서를 자세하게 썼어요. 대표적인 결과물 두세 가지를 꼽아 기획부터 발행까지 제가 어떤 역할을 얼만큼 했는지 상세히 적었죠. 포트폴리오는 대학생 때부터 작업해 온 작업물들을 pdf로 정리했는데요, 이를 책으로 제작해 면접일에 들고갔어요. 그런데, 포트폴리오에 정답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포트폴리오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매개체인 만큼 누군가의 정답을 따라가면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돼요. 또, 인사 담당자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원자의 직무 역량성을 충분히 간파해낼 수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여지는 디자인적 요소보다 알맹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29CM


Q.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 범위를 확장해 오셨습니다. 각 온라인 채널(플랫폼)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나름의 노하우를 쌓으셨을 것 같은데요. 오프라인 콘텐츠 제작에 익숙한 에디터가 온라인으로 넘어와서 제일 많이 하는 실수는 무엇일까요?

A. 이전에는 마감일에 임박해 업무를 끝내는 습관이 있었어요. 매거진 작업을 몇 번 하다 보면 일정에 대한 나름의 감이 오잖아요.(웃음) 이 습관을 29CM에 그대로 가져왔더니 문제가 발생하더라고요. 매거진 제작 작업 과정에서는 편집부 사람들과의 소통이 거의 전부였지만, 이곳에서는 소통해야 하는 부서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제 일정이 비단 저만의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요. 그로 인해 일정에 더욱 신경 쓰게 됐어요. (Q. 완전 공감해요.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콘텐츠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에디터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온라인 콘텐츠 기반의 에디터는 비교적 큰 규모의 조직 문화와 구조에 유연한 것 같아요. 반대로, 오프라인 콘텐츠 기반의 에디터는 한 번 오탈자를 내면 되돌릴 수 없는 인쇄물을 다루기 때문에 엄격하게 콘텐츠를 검토하고 발행하죠.


Q. 승원 님이 제작(리딩)하신 29CM 콘텐츠 중 한 가지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페이지 먼저 몇 가지 보여드려도 될까요?


브랜드 브라운야드(BROWNYARD) 페이지는 제가 처음 제작한 쇼케이스 플러스예요. 이국적인 분위기를 담고 싶어 켄싱턴호텔을 직접 섭외하고, 모델 섭외와 스타일링 그리고 영상 콘티 작업 등 프로젝트 전반의 역할을 담당했어요. 내외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에디터로서 인정받게 해 준 콘텐츠 중 하나예요. 그런 의미로 29CM 에디터로 입사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역량 중 하나가 ‘멀티태스킹’이에요.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핸들링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패션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카테고리도 소화할 수 있어야 해요. 


ⓒ 백승원 


에디터가 콘텐츠를 잘 사용하려면


“특정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이 관성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에 물음표를 가질 수 있어야 해요.”

Q. 승원 님은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와 패션 스타일리스트,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승원 님이 에디터 직무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이유가 있다면요?

A. 에디터로서 보람 있고 재밌어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을 빨리 찾았고,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갔어요. 패션 업계를 잘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이 묻곤 했어요. 유학을 다녀왔는데 왜 공채가 아닌 어시스턴트부터 일을 시작했냐고요. 그런데 그땐 공채가 없었고, 패션 에디터를 하려면 어시스턴트에서 이력을 쌓아야했어요. 현재는 에디터가 될 수 있는 길이 다양하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수를 만난다면 커리어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영역이 꼭 지면이 아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도 에디터로 계속 일하고 싶으신 거죠?) 그럼요. 에디터 직무의 매력은 결과물을 빠르게 볼 수 있다는 거예요. 제 성향과도 잘 맞고요. 다만, 이 직무의 연속성(지속성)과 일의 방식은 현재도 고민 중이에요. 


Q. 커머스 업계에서 일하면서 콘텐츠 에디터와 마케터, 서로 하는 일이 비슷함을 느꼈습니다. 콘텐츠 에디터는 마케터와 어떤 지점에서 차별성을 가질까요?

A. ‘기획’이라는 큰 줄기는 서로 같다고 봐요. 그런데, 마케터는 내가 만든 콘텐츠가 얼마만큼의 영향력이 있는지 정량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새로운 가설과 방향을 제안하며 고객에게 닿는 메시지를 디벨롭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해요. 반면, 에디터는 콘텐츠 본질에 좀 더 정성적으로 접근한다는 데서 전자와 성격이 달라요. 한 예로, 마케터는 캠페인을 통해 회사가 얻을 수 있는 결과값(방문율, 클릭 전환율)을 목표로 콘텐츠를 바라보고, 에디터는 캠페인의 전체적인 콘셉트와 비주얼 등 한층 크리에이티브한 관점으로 콘텐츠를 분석하고 제작해요. 두 직무가 콘텐츠를 다루는 관점에 교집합이 있기 때문에 경계가 흐릿해 보이는 것 같아요. 회사 또는 팀 리더가 에디터와 마케터의 R&R을 확실하게 구분해 두지 않으면 혼재되기 쉬운 포지션이죠.


Q. 조금 더 깊게 들어가, 콘텐츠 사업이 메인 비즈니스가 아닌 곳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에디터로서 임팩트를 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존재감을 나타내는 방법이라고 해야 할까요. 우선 회사에서 존재감을 가져야 여러모로 처우도 좋아질 텐데, 에디터로선 힘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A. 에디터는 내 분야뿐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관심을 걸쳐 두고 치트키로 활용할 나만의 채널들을 확보해야 해요. 어떤 소셜 채널을 구독하는지에 따라 내가 공급받는 정보와 영감이 달라지죠. 여기에서 나아가, 특정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이 관성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에 물음표를 가질 수 있어야 해요. 모두가 당연하게 인정하는 지점에 의문을 품는 자세가 일상에서 지속될 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해요. 29CM에 재직하는 동안 담당했던 콘텐츠들은 새로운 기획과 해보지 않은 시도의 연속이었어요. 전체 포맷의 구조와 방향성을 좀 더 효율화할 수는 방법을 고민하고 하나씩 제안해 봤어요. 그 시도 덕분에 앞서 말씀드렸듯이 에디터 역량을 인정받게 됐죠. 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기획과 포맷 그리고 방향성을 가진 콘텐츠를 제안해야 존재감을 가질 수 있어요.


Q. 디자이너, 개발자 등에 비해 에디터는 비교적 포트폴리오 관련 아티클이 적다고 생각해요. 에디터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요?

A. 에디터님도 잘 아시잖아요. 에디터에게 근성과 인내 그리고… (약간의) 꼰대력이 없다면 이 일은 못해요.(웃음) 연차가 쌓일수록 일이 물밀듯 들어오고, 직급을 달면 매니징도 해야 하죠. 점차 절대시간이 부족한 것을 실감하게 돼요. 결국 열정이 제일 중요한 동기부여가 되죠. 그래서 꼰대력이 필요하다고 한 거예요. 업무량 자체가 많고, 사람을 자주 상대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해야 하고, 연봉은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하는 직무니까요. 서두에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어떻게 보면 에디터에게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보다 이 모든 고된 특성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표현하고 싶어서예요. 저라면  포트폴리오로 제출한 작업물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 직무를 사랑하고 열정과 끈기가 있다고 느껴지는 지원자를 채용할 거예요.

ⓒ 백승원


인생의 크레딧을 결정하는 것


“제가 결과물을 보여줬을 때 “누가 봐도 백승원이 했네”와 같은 피드백을 받고 싶지 않아요.”

Q. 승원 님은 긴 휴식기 없이 꾸준히 일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바쁜 일정과 예상치 못한 이슈 그리고 일태기로 번아웃이 오기도 할 텐데요.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A. 이전에 번아웃과 관련해 선배에게 들은 말이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이 인터뷰에서 나눠보고 싶어요. 사람은 각자 무언가에 투입할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해요. 예를 들어, 20대에 150의 에너지 총량이 있다면 일에 100을 쏟고 나머지는 가족, 친구, 연인에게 사용하겠죠.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총량값이 점차 감소할 수밖에 없어요. 저는 이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30대가 된 이후에도 일에 100을 고스란히 투자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을 만나거나 챙길 힘이 없더라고요. 감소하고 있는 에너지 총량을 잘 사용하며 번아웃을 방지하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첫 번째는 운동을 하며 총량값을 키우는 거예요. 두 번째는 일에 투입했던 에너지 100을 80으로 줄이는 것이죠. 선배는 연차가 있는 만큼 80만 투자해도 완성도 있는 결과물이 나올 거라고 조언해 줬지만, 저는 아직 두려워서 온전히 100을 쏟고 있어요.


Q. 승원 님은 어떤 에디터가 되고 싶나요?

A. 제가 결과물을 보여줬을 때 “누가 봐도 백승원이 했네”와 같은 피드백을 받지 않고 싶어요. 콘텐츠 크레딧에서 제 이름을 발견하고 “백승원이 이런 것도 만들 수 있었어?”라고 놀랐으면 해요.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라면, 작업이 손에 익을수록 자신의 색을 입히는 것이 오히려 쉬워진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이걸 벗어나는 게 더욱 어렵고 이상적인 목표라고 생각해요. 누가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동시에 기존 성격에서 탈피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에디터가 되기 위해 내 색깔을 지우는 작업에 신경쓰고 있어요. (Q. 저도 마찬가지예요. 내 콘텐츠가 계속 비슷한 성격으로 이어진다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너무 어려워요. 나만의 문체를 덜어내는 것부터요.) '아이덴티티가 또렷하다'라는 건 칭찬일 수도 있지만, ‘자기 복제’를 의미하기도 하니 경계해야 해요. 

그리고, 에디터는 자기 멋에 취해 사는 사람이기도 하잖아요.(일동 웃음) 그만큼 콘텐츠를 보는 기준을 높이고, 겸손해지는 태도가 정말 중요해요. 제가 앞서 보여드린 29CM 작업물은 저 혼자만의 능력으로 완성한 게 아니에요. 제가 에디터로서 촬영 준비부터 현장, 그리고 콘텐츠의 오픈과 마감까지 전체를 핸들링했다고 하더라도, 유관 부서의 협업은 물론 모델과 스텝 컨디션, 현장 날씨와 분위기 등의 운이 없었다면 최상의 콘텐츠가 나올 수 없었겠죠. 그래서 저는 더더욱 겸손한 에디터가 되고 싶어요.


ⓒ 백승원


Q. 이제 에디터에서 벗어나 볼까요? 향후 승원 님의 커리어 청사진이 궁금합니다.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영역이 있나요?

A. 저는 20살 때부터 디제잉을 시작했고, 29CM에 입사하기 전엔 직장인 극단에 들어가 무대에 서 보기도 했어요. 요즘에는 목공에도 관심이 생겼고요. 그런데, 무엇이든 취미가 발전되면 일과 병행하는 게 힘들어지잖아요. 취미는 취미의 영역으로만 남아야지, 직업처럼 되는 순간 이전만큼 즐겁지 않더라고요. 


Q. 승원 님을 한 줄로 카피라이팅한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나요?

A. 이사 준비로 짐을 정리하다 중학생 때 사용하던 mp3 플레이어를 발견했어요. 플레이어에 수록된 음악들을 살펴보는데 제가 무척 좋아하는 곡이 있더라고요. 션이슬로우(Sean2slow)의 'Moment Of Truth'라는 곡이에요. 그 곡에서 한 문장을 인용해 볼게요. 바로 ‘언제나 당신의 열정이 곧 당신의 결정’이라는 문장이에요. 제 삶과 커리어도 이 문장 그대로인 것 같아요. 일도 사람도 열정을 갖고 직접 경험해 보고 결정하며 살고 있어요.


ⓒ 백승원


Q. 저희 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어요. 지면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왔다는 비슷한 이력이 있어서일까요? 인터뷰가 아닌 업계 동료로서 대화를 나눈 기분이에요. 그럼 마지막으로, 원티드 유저에게 해주실 말씀 있으실까요?

A. 돌이켜 보면, 29CM에 합류하기 전에 좌절하는 순간이 여럿 있었어요. 그럼에도 일에 진정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제가 이 인터뷰에서 답변드린 이야기가 정답은 아니에요. 그저 ‘이렇게 살아 온 에디터도 있었다’는 정도로 봐주셨으면 해요.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해야 한다면, 이제 막 일을 시작하는 혹은 준비하는 분께 남기고 싶어요. 일과 직무에 대한 지나친 정보는 취하지 않길 바라요. 걱정보다, 일단 해보고 문제에 부딪혀 보며 답을 구해 보길 바라요. 실전에 들어가야만 알 수 있는, 볼 수 있는 것이 있거든요. 필요 이상의 정보는 오히려 시작을 머뭇거리게 하는 두려움을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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