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이비는 2022년을 맞이하며 내년의 브랜딩, 마케팅,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지 궁금했습니다. 새로운 해를 앞두고 각 분야마다 책이 쏟아지죠. 비마이비가 엄선하고 엄선하여 각 분야의 책을 한 권씩 선정하여 북토크를 열었습니다. 이름하야 #브 #마 #트 북토크.
그 첫 번째 순서로 네이버와 스타일쉐어, 29CM를 거쳐 현재 아이웨어 커머스 브랜드 라운즈의 이사를 맡고 있는 전우성 디렉터와 함께 그의 신간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를 통해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한강을 가로지르는 노들섬의 넓찍한 노들서가를 가득 채운 비마이비 멤버들과 전우성 저자 사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까요?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는 어떤 인사이트나 브랜딩 이론을 알려주기 위한 책은 아닙니다.
많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성과를 내보며, 다양한 브랜드의 브랜딩을 이끈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을 기록한 전우성 저자의 ‘경험과 생각의 정리집’입니다. 이 경험집을 저자의 생생한 목소리(비하인드 스토리를 포함해)로 들어볼 수 있는 북토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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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에 직장 동료 덕에 ‘프라이탁(Freitag)’이란 브랜드를 접했습니다. 트럭에서 나오는 타프 천으로 업사이클링의 끝을 보여주는 브랜드였죠. 방수도 되고 내구성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걸 사용하고 있는 제 모습이었습니다. 업사이클링에 대한 프라이탁의 신념과 연결이 되면서 마치 제가 그런 사람처럼 보였거든요. 너무 좋았던만큼 주변에 열심히 홍보를 하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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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적당히 관심을 가지는 백 명보다 열광하는 한 명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브랜드의 인지도를 올리는 것보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01 “브랜딩이 왜 필요하세요?”
1. 제품으로만 기억되고 싶지 않아요.
: 마약베개로 마케팅을 했지만 브랜드는 인지하지 못하고 마약베개로만 인지합니다. 마약베개 이후에 마약쿠션을 냈을 때 같은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죠.
2. 생산자로만 기억되고 싶지 않아요.
: 칫솔회사에서 열심히 광고를 하지만 칫솔 생산자로만 바라봅니다. 과장된 비유이지만, 어떤 브랜드라도 애플이 되고 싶지, 폭스콘으로 남고 싶진 않을 거예요.
3. 의사결정의 기준이 없어요, 브랜드에 대한 가이드가 필요해요.
: 조직이 작을 땐 우리가 어떤 브랜드인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조직이 커지면서 명확한 가이드가 없다 보니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4. 요즘 세대들이 좋아하는 트렌디한 것을 어떻게 빠르게 알고 싶어요.
: 브랜딩은 트렌드를 만들거나 선도하는 쪽이지 쫓아가는 쪽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02 브랜딩의 시작
브랜딩이란 결국 팬을 만드는 것입니다. 내가 만든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선 내 브랜드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과연 우리는 누구이고, 무엇으로 불리길 원하며, 우리다운 것은 무엇인지 말이죠. 우리가 우리 브랜드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남들에게 어떻게 얘기를 할지 명확해집니다. 또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 여러가지 계획도 세울 수 있죠.
[브랜딩의 시작을 돕기 위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우리 브랜드가 세상에 왜 필요한지,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떤 경험을 주는지, 남들이 쉽게 카피할 수 없는 경험인지.
결국 이런 질문들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도출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이 브랜드는 어떤 탄생 과정을 거쳤는가?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변했든 브랜드는 분명 하나의 목적에서 시작했습니다. 자신만의 무기 없이 남들이 다 하니까 따라하진 않았을거예요. 탄생과정과 배경에 대해 탐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브랜드가 왜 사람들이 사용해야 하는지 정의해야합니다.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 이 브랜드를 사용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 어떤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끊임없이 반문하고 고민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3. 이 브랜드는 현재 어떤 문제점에 봉착해 있는가?
문제점을 알아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 발생하는지, 현재 발생하는지처럼 브랜드가 처한 환경이 바뀌면서 생기는 문제점들 대해 고민해야합니다.
4. 이 브랜드가 세상에 없다면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 할 점은 무엇인가?
전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 브랜드가 없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어떤 것을 불편해 할 것인가? 대체제가 없는 브랜드가 되어야해요. 그래서 우리가 없을 때 이런 불편함이 생길 것이라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브랜드의 경쟁력이 만들어 가야해요.
03 이벤트 하나도 남들과 다르게
29CM에 입사를 하고 “Guide to better choice”라는 브랜드 미션을 정했습니다. 우리의 장점은 ‘큐레이션’과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했죠. 잘 파는 것보다 잘 소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매거진이나 에세이 책 같은 활자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죠. 심지어 ‘구례 베이커리’라는 영화도 만들었습니다. 물론 영화 속 제품들은 모두 29CM에서 판매하는 제품이었습니다.
1. 미니 쿠퍼 이벤트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경품을 나눠주어 우리 브랜드의 경험을 높일지, 단 한명에게 큰 선물을 하여 큰 임팩트를 줄지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최대한 여러 고객에게 경품을 나누어 주는 것이 보통이었어요. 29CM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단 한 대의 미니 쿠퍼를 단 한 명의 고객에게 선물했죠. 미니 쿠퍼에 29CM의 색을 입혀 커스터마이징했고, 배송도 29CM의 상품의 배송박스처럼 꾸며 남다르게 했습니다. 이벤트 자체에 29CM의 색을 입혔죠.
2. 천만 마일리지 이벤트
마일리지를 그냥 주는 건 재미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천만 마일리지를 하루 안에 다 쓸 수 있는 분을 찾는다는 구인공고를 냈죠. 꽤나 큰 호응을 얻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3. 29CM CITY REPORTER
29CM가 선정한 해외의 힙한 도시를 보내주는 이벤트를 했습니다. 단순히 당첨되어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아닌, 취재를 해오는 여행이었죠. 모집 단계부터 리포터가 만든 콘텐츠까지,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4.LUCY
대부분의 커머스 어플리케이션에게 푸시 메시지는 광고 수단이죠. 저희는 소비자와 브랜드가 ‘소통하는 창’이라고 생각했어요. “오늘 잘 지냈어요?”, “오늘 기분 어때요?”처럼 교감하듯이 푸시 메시지를 바꿨습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원래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상승했죠.
커머스에서 왜 이런 이벤트를 열심히 할까요? 고객들의 마음에 방점을 찍기 위해서 입니다. 원래 브랜드를 사랑하던 사람들이 더 사랑하도록. 이런 이벤트가 모여 우리의 개성을 만들고, 그 개성이 곧 우리 브랜드다운 모습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방점에 대한 내용은 다음 챕터에서 이어집니다.
04 Peak-End Rule | 고객의 마지막 경험은 중요하다
한 예로 분위기도 좋고 커피도 맛있는 카페를 간 적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이유들로 굉장히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죠. 호감이었던 만큼 집에서도 마시고 싶어 원두를 구매했습니다. 집에서 커피를 마실려고 포장을 뜯는데, 절취선도 없고 잘 뜯어지지도 않았죠. 결국 가위로 잘라냈습니다.
결국 End point에서 안 좋은 경험이 되어버렸습니다. 카페에서 100점을 줬다면, 마지막 패키징을 뜯는 과정에서 40점을 느껴 결국 브랜드의 평균 점수는 70점이 되었습니다. 앞선 사례와 같이 브랜딩을 하는 것에 있어 남들과 다르고 멋진 활동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인상이나 경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을 기억하고 인상을 결정하는 요소가 여러 번의 만남이 쌓여서 완성되는 것이 아닌, 나에게 가장 큰 인상을 줬을 때와 마지막 모습이 더 큰 영향을 준다. / [사진 비마이비]
05 감동은 예상 못한 디테일에서 온다
얼마 전에 맥북을 새로 샀습니다. 포장을 뜯기 위해 커터칼을 찾다가 금새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죠. 한번에 뜯을 수 있도록 디테일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분명 그리 큰 게 아닌 데도 커다란 감동을 받았습니다. 애플에 대한 충성도가 크게 올라갔죠.
타다를 이용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타다를 이용하고 처음 받은 메시지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차에서 내리는 예상치 못한 순간 “잠시 후 도착지에 도착합니다. 내리실 때 소지품을 잘 챙겨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받는 순간 큰 감동을 받았어요.
06 그래서 “브랜딩을 하면 뭐가 좋아지나요?”
1. 단기간의 목표가 있고 수치가 나와야 하는건 맞지만, 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기에 숫자로만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중 하나는 ‘충성 고객’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충성 고객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수치(매출)은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2. 인터널 브랜딩에 효과적입니다. 외부에서 브랜드를 알아주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직원들의 자부심이 올라간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들의 브랜드를 좋아할수록 업무 퍼포먼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죠.
3.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팬이 많아지면, 보다 좋은 비즈니스 화법으로 연결됩니다. 이는 곧 매출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결과적으로 브랜딩은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게 되죠
07 브랜딩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1. 브랜딩은 주변 모든 것의 유기적인 연결입니다. 어떠한 강점으로 고객의 관심을 얻는데에 성공한다면 서비스에서 패키징과 예상치 못한 디테일까지, 모든 것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2. 브랜딩을 시작할 땐 작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작은 성공을 모으는 것은 큰 성공으로 가는 길입니다.
3. 실패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실패한다고 좌절하지 않는 게 중요하죠.
4. 무얼 하든지 꾸준함을 통해 개성을 만드세요. 사람들이 한번 본다고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5. 브랜딩은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 힘든 만큼 굉장히 외로운 작업입니다. (힘내세요!)
[좋은 브랜딩 기획을 위한 습관]
1. 경쟁사의 활동은 되도록 보지 않는 게 좋습니다. 어떻게든 참고를 하게 되더라고요.
2. 어떤 기획을 하든지 반드시 서비스와의 연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연관성이 없다면 반쪽짜리 기획이 되죠.
3. 어떤 상황에서든 “왜?”라는 질문을 던져봐야 합니다.
4. 저는 생각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매순간 브랜딩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면 일상의 경험과 부딪혀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이것이 남들과 다른 기획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이죠. 예를 들어 29CM 이벤트 중 LUCY는 영화 ‘HER’에서 / 천만 마일리지 이벤트는 만화 원피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5. 스스로가 브랜드의 대표라고 상상해보세요. 실패를 두려워하기 보다 모든 최종 결정권을 자신이 쥐고 있다고 생각하고, 얽매이지 않는 기획을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전우성 저자의 사인까지, 놓치지 않을 거예요. / [사진 비마이비]
Q&A
Q. 기억에 남는 브랜딩 실패 사례가 있으세요?
A. 숫자를 만드는 것에 치우쳐 저희 브랜드 답지 않은 브랜딩을 했을 때가 실패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수치적인 실패도 있지만 우리 브랜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실패도 있죠. 물론 야심차게 준비했음에도 실패한 프로젝트도 여럿 있어요. 실패에 익숙해지세요!
Q. 애매한 장점들만 있는 브랜드는 어떤 브랜딩에 집중해야 할까요?
A. 무엇보다 우리 브랜드만의 장점 한 가지에 먼저 집중하셔야 해요. 장점이 없다면 당장 만드세요.
브랜딩은 마케팅을 포함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브랜딩을 위해서는 서비스 뿐 아니라 무엇이라도 바꿀 감내를 해야해요. 그 중에 우리 브랜드만의 강점을 찾아야 하고, 그 강점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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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이란 맨바닥에 차곡차곡 벽돌을 쌓아 집을 지어 올리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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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 브랜딩에 대한 생각의 끈을 놓지 마세요. 분명 외로운 작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팬들을 마주하는 순간 느끼는 희열은 상상 이상이지 않을까요?
Be my B;ook talk with 전우성 디렉터
“수많은 이름 중에 단 하나의 브랜드가 되기 위한 방법”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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