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내 전략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전략과 관련된 포지션들이 모여 필요한 역량을 기름과 동시에, 현재 맞닿아있는 사내 아젠다들과 연결지어 문제해결을 고민하는 시간으로 활용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스터디이다. 매번 시간이 끝날 때 마다, 깊은 고민에 빠지고 해결해야할 수많은 고민들을 정면으로 마주한 듯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그만큼 생각의 활로를 열어주는 의미있는 시간이다.
가장 최근에는 [Strategy Implementation], 전략의 실행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외부 환경 분석을 하고, 특정 프레임워크에 따라 비즈니스의 미래를 그리는 전략을 구상하다가도, 새삼 이를 실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한 줄의 제약 요소로 적힌 내용이 실제로는 복잡도 높은 커뮤니케이션을 동반하며 많은 시간을 잡아먹기도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좋은 전략을 도출하더라도 우선순위를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략 관련된 공부를 하고 책을 읽으면서도 늘 갈증을 느꼈던 포인트가 여기서 발생했다. 어떤 프레임워크로 사고하고, 현상을 바라보고, 전략을 도출해내는지에 대한 자료들은 정말 많은데, 그 다음 스텝에 대해서 이정표가 돼 주는 자료가 많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의 포지션에서 (Chief of Staff) 결국 문제해결을 위해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을 넘어 ‘일이 되게 하는 것’에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이 갈증은 더욱 커졌다.
사업부 단위에서, 혹은 더 크게 전사적으로 좋은 전략을 도출하더라도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으면 과연 의미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일이 진행되는 프로세스에서 무엇을 신경쓰고 챙겨나가야 다음 단계로 진척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장기 전략과 단기 전략, 솔루션과 액션 아이템을 연결지을 수 있을까. 이런 여러가지 물음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질문이 있으니, 바로
‘어떻게 일이 되게 만들 수 있을까.’였다.
Strategy Implementation의 핵심 요소
Strategy Implementation(전략의 실행)이라는 개념의 의미를 파헤쳐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전략 실행은 전략적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는 프로세스를 말합니다. 매출 증대를 위해 새로운 마케팅 계획을 실행하든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업무 관리 소프트웨어를 도입하든, 계획은 실행에 옮겨야만 가치를 발휘합니다. 이 기사에서는 전략 실행의 문제와 이를 피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또한, 전략 실행 프로세스와 관련된 다양한 프레임워크를 확인하여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 (Asana)
Strategy implementation is the process of turning plans into action to reach a desired outcome. Essentially, it’s the art of getting stuff done. (HBS)
전략의 실행은 곧 ‘Getting Stuff Done’(일이 되게 한다)는 HBS의 깔끔한 정의가 특히 와닿았다.
문장으로 읽었을 때는 조금씩 하는 이야기가 다른 부분이 있지만 여기서 핵심요소들을 뽑아내보면, 결국 전략의 실행에는 타임라인, 실행 계획, 예상 산출물이 필요하다.
일의 마감(Due)을 언제로 설정해 어느 타임라인에 맞춰 진행할지, 그 타임라인 하에서 진행시키기 위해 어떤 계획을 따라 움직일 것인지, 그리고 타임라인의 마지막 시점에 왔을 때 기대하는 최종 산출물은 무엇이고 어떤 지표를 확인하고자 하는 것인지 등등.
이 내용들이 명확하게 세팅돼 구성원들간의 합의까지 이루어진 상태로 일이 시작된다면, 일은 생각보다 굉장히 매끄럽고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핵심요소라고 정의한 만큼 이 요소들은 필수적이다. 중간에라도 명확하지 않을 때 조정 과정을 거칠 수는 있겠지만, 관건은 시작 지점에서 모두 잘 정리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터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반성 같은 회고의 시간을 가졌는데, 이제까지 일이 제대로 진척되고 있지 않다고 느꼈던 경우들을 되돌아 보면 모두 위 핵심 요소들 중 최소 하나의 특정 요소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을 느꼈다. 타임라인이 제대로 세팅돼 있지 않았거나, 최종 산출물이 명확하지 않았거나.
전략 실행의 7단계
HBS (Harvard Business School)에 따르면, 전략을 실행하는 프로세스는 다음 7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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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의사결정이 동반되는 일반적인 프로젝트들의 프로세스와 비슷하지 않나 하고 생각하기 전에, 우리의 프로젝트들은 각각의 단계가 잘 수행되고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7단계 각각의 목적에 충실했다면, 전략실행의 핵심요소인 타임라인, 실행계획, 산출물은 자연히 명확해질 수 있다.
각각의 단계는 서로에 영향을 준다. 목표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으면 명확하게 위임하기 어렵고, 최종 산출물을 도출하기 어렵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과 필요한 서포트를 매니지먼트 단에서 해주지 않으면, 그 업무를 조정하고 종료시키는 것 또한 어렵다. 역시나 모든 것이 연속적이다. 7단계 프로세스를 한 단계씩 따라가보면서 업무를 진행해 본다면 전략을 실행시키는 가이드로도 충분히 활용 될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실행력은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자주 언급되곤 한다. 나 또한 실행력 있는 사람이 되고자 많이 노력해왔는데, ‘전략의 실행’ 개념을 뜯어보면서 과연 ‘실행’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실행력’이라는 역량을 스스로 강조하면서도 내심 [실행력 = 추진 에너지] 정도로만 국한시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실행력은 실행이 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일을 시작하는 추진 에너지가 있다면, 그 일이 다음 단계, 또 다음 단계, 그리고 최종 산출물까지 진척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유지해나가는 힘까지가 실행력의 완성이다.
“일이 되게 한다”는 것, 어쩌면 정말 어렵고 도전적인 과제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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