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보여야 움직이고, 내가 움직일 수 있어야 안심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선뜻 움직이지 못하고,
예측 가능성과 자기 통제가 확보될 때만 행동하려는 성향을 뜻합니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을 지닌 사업가는 신중함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과도할 경우 경영과 리더십 측면에서 여러 단점과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조직행동학적·경영학적 관점에서 이 성향의 부정적 영향과 사례를 핵심 항목별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불확실성 하에서의 의사결정 문제
불확실성을 극도로 꺼리는 경향은 의사결정 지연이나 회피로 나타나기 쉽습니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는 성향(IU: Intolerance of Uncertainty)이 높은 사람들은 결정 장애(indecisiveness)를 보이기 쉽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부정적인 반응과 회피 행동을 나타냅니다
즉, 앞날이 명확히 보이지 않으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며, 위험을 수반하는 선택지를 지나치게 회피할 수 있습니다.
경영 환경에서는 완벽한 정보가 주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이러한 결정 불능 상태(analysis paralysis)는 치명적입니다.
예를 들어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은 성공적인 리더는 40~70% 정도의 정보만 갖춰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40% 미만의 정보로 결정하면 질이 떨어지지만, 70%를 넘는 정보를 얻을 때까지 기다리면 결정이 불필요하게 지연된다는 것입니다
앞을 완전히 내다볼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리더는 이 “40-70 규칙”을 지키지 못하고, 결국 기회를 놓치거나 시기를 놓쳐 조직에 손실을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새로운 시장 진입, 투자, 혁신 기회 등을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습니다. 요컨대, 미래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과 통제 욕구는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경직시켜 조직을 정체시키는 리스크를 낳습니다.
신속한 실행에 대한 저항감
위와 같은 성향을 지닌 사업가는 빠른 실행이 필요한 상황에서 주저하거나 저항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장이나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한 판단뿐 아니라 즉각적인 실행력이 요구됩니다. 실제로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큰 현실에서는 의사결정과 실행이 빠른 리더일수록 성공적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경쟁 환경에서 지체는 곧 뒤처짐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이 보여야 움직이는” 리더는 속도보다 완벽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행동에 옮기는 데 시간을 끌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기술적 전문성이 높은 관리자일수록 완벽을 기하기 위해 분석에 몰두하다가 마비 상태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신속한 실행에 대한 심리적 저항은 조직에게 치명적인 손해를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기 상황에서 즉각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사소한 문제가 큰 위기로 번지고, 시장의 변화에 실기하면 사업 기회를 상실하거나 경쟁우위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결국 속도가 생명인 상황에서 지나친 신중함은 실행력 부재로 이어져 성과 저하나 위기 악화를 초래하는 리스크가 됩니다.
팀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 제한
미래가 확실히 보일 때만 움직이는 경향은 조직 관리 및 리더십 스타일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리더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줄이기 위해 모든 일을 직접 통제하고 관리하려 들기 쉽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통제와 지시 위주의 경영(일명 마이크로매니지먼트)은 팀원들의 자율성 위축과 창의성 저해로 이어집니다. 실제 사례로, 한 연구에서는 관리자들의 과도한 감독이 직원의 성장과 사기 저하, 창의성 억압을 가져온다고 지적합니다
직원들은 자신이 신뢰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수동적으로 변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데 소극적이 됩니다.
조직행동학 측면에서 볼 때, 자율성과 심리적 안전감은 혁신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팀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발언할 수 있어야 창의적인 해결책이 나오는데, 리더가 불확실성을 회피하여 모든 결정을 직접 내리려고 하면 이러한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예컨대 리더가 “내가 움직일 수 있어야 안심”하는 마음으로 부하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거나 일일이 지시하면, 직원들은 위험 부담이 따르는 창의적 시도를 꺼리게 됩니다. 그 결과 조직은 새로운 아이디어보다는 안전한 길만 택하는 관성에 빠질 수 있고, 장기적으로 혁신 역량을 상실하게 됩니다. 요컨대 이러한 성향의 리더 아래서는 팀 역량이 제한되고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성과와 혁신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위험이 있습니다.
리스크 회피적 전략 선호의 장기적 위험
위와 같은 성향은 기업 전략 면에서도 단기 안정 추구에 치우친 나머지 장기적 리스크를 키울 수 있습니다. 위험을 회피하는 사업가는 새로운 도전이나 투자보다는 현재의 안전한 수익 구조를 고수하려는 전략을 선호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손실 위험을 줄이는 안정 전략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혁신 정체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영학 연구에 따르면, 관리자들이 위험이 따르지만 잠재적으로 수익이 큰 결정을 회피하면 결과적으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리더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하면 공격적 성장 기회나 혁신 프로젝트를 외면하여 장기 성장동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실제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코닥(Kodak)**의 실패는 리스크 회피적 전략의 위험을 잘 보여줍니다. 코닥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개발하고도, 기존 필름 사업이 가져다주는 단기 안정성에 안주한 나머지 디지털 혁신에 소극적이었습니다. 경영진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 주저와 위험 회피 문화 때문에 결국 시장 변화에 뒤처졌고,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에 실패해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코닥 경영진은 불확실한 미래보다 익숙한 현재를 택하는 오류를 범한 셈입니다.
이처럼 리스크를 지나치게 회피하는 리더는 조직을 현상 유지 전략에 묶어두어 급변하는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더 큰 위험(성장 정체나 도태)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나친 안전 추구 자체가 가장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러한 성향의 함정입니다.
결론 및 시사점
정리하면, “앞이 보여야 움직이는” 식의 불확실성 회피 및 통제 지향 성향은 사업가에게 안정감은 줄지 모르지만, 의사결정 지연, 실행력 부족, 조직 활력 저하, 장기 혁신 역량 약화 등의 위험을 수반합니다. 심리학적으로도 불확실성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은 리더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높이고, 조직행동 측면에서는 팀의 사기와 창의성을 꺾으며, 경영 전략적으로는 변화 대응력과 장기 성장성을 저해합니다.
결국 뛰어난 사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관리하고 수용하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과감한 결단과 실행을 할 수 있는 유연성, 그리고 통제를 내려놓고 팀을 신뢰하여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과도한 위험 회피를 경계하고 필요할 때 적절한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가 장기적으로 조직을 위기에서 구하고 발전시키는 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경영 심리 및 조직행동 연구 문헌 및 사례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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