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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개 - 나쓰메 소세키

by dig it 2021. 1. 3.

산길을 오르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이지(理智)만을 따지면 타인과 충돌한다. 타인에게만 마음을 쓰면 자신의 발목이 잡힌다. 자신의 의지만 주장하면 옹색해진다.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힘들다. 살기 힘든 것이 심해지면 살기 편한 곳으로 옮겨가고 싶어진다. 어디로 옮겨가도 살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시가 태어나고 그림이 생겨난다.

선은 행하기 어렵고 덕은 베풀기 어려우며 지조는 지키기 쉽지 않고 의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은 안타깝다. 굳이 이것들을 하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나 고통이다. 그 고통을 무릅쓰기 위해서는 고통을 이겨낼 만한 유쾌함이 어딘가에 숨어 있어야 한다.

풀베개 - 나쓰메 소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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