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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이면

by dig it 2010. 1. 30.

 “호의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의심스러운 행동에 대해 적절한 구실,
즉 납득할 만하고 상대를 좋게 생각할 수 있는 구실을 찾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그 사람의 가장 좋은 자질을 보고자 하는 바람, 곧 그들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좋은 점을 알아보고
그들의 행동이 선한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고자 하는 마음에 기초한다.
사람들에 대해 의심이 들 때는 이렇게 자문해 보라. 그들에게 무슨 사정이 있지는 않았는가?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가? 성급하게 잘못된 결론에 도달한 것은 아닌가?
호의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비로 우리와 생각은 다를지라도 상대에게 이성이 있음을 깨닫는 것을 의미한다.”

- 예후디스 사멧, <이야기의 이면> 중에서, <나를 사랑하는 기술>에서 재인용 -

정도의 차이가 일을 뿐, 대인관계에서 갈등이나 오해를 겪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과 타인에게 다른 잣대를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은 이러한 이중적 잣대를 가장 잘 표현한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타인의 이중적 잣대를 찾는 감각은 고도화되어 있지만,
자신의 이중적 잣대를 포착하는 감각은 극히 떨어져있습니다.
오히려 자신만큼은 공정한 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 부부갈등과 같은 대인관계의 갈등을 들여다보면
상대를 힘들게 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애초 관계갈등의 원인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호의는 아니라도 적어도 악의를 가지고 상대를 대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표현과 지각의 미숙으로 인해 그 의도가 잘 전달되지 못하거나 잘못 해석되는 경우가 대부분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다시 말하면 상대의 표현과 자신의 느낌만을 근거로
상대의 의도를 비호의적 혹은 악의적인 것으로  쉽게 판단해버리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자신부터 자기중심적인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다는 것,
의도와 표현은 늘 일치되지 않는다는 것, 상대의 표현으로 비호의적인 느낌을 받더라도 상대의 의도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 그 출발선입니다. 그리고 갈등이 생기면 상대가 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한 번 더 떠올려보는 것과 스스로는 의도와 표현을 일치시키도록 노력하는 마음이 중요할 것입니다.

누군가로부터 기분이 상하면 어쩌다 한번쯤은 상대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마음속으로 떠올리며 ‘~겠지.’라고 해보세요.
예를 들어 전철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는 아저씨 때문에 신경이 거슬린다면
‘청력이 안 좋아서 자신도 모르게 크게 이야기하는 것이겠지.’라고 속삭여보세요.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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