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수용할 때 삶은 단단해진다.
8월은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는 책을 나눈다.
채우지 않아도 아름다운 순간을 계절의 거울로 찾는 법.
필요한 문구가 생기면 무인양품에 간다. 단정한 만듦새와 기복 없는 제품력 때문이다.
지금의 무인양품의 색이자 브랜드 정체성을 만든
그래픽 디자이너 하라 켄야는 무인양품의 정신은 일본의 미적 본질 ‘와비사비(わび ·さび)’에서 비롯된 것이라 설명한다.
브랜드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 순간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된 무인양품의 디자인 철학, 와비사비란 무엇일까.
디자인과 미학을 연구하는 레너드 코렌은 흔히 일본의 미적 감성이라 여겨지는 와비사비를 한중일에서 함께 탄생한 종합 사상이자 감성으로 파악했다.
저자가 일본의 다회를 체험하고 집필한 『와비사비』 시리즈는 와비사비의 본질에 집중한 첫 책과 전작을 보완한 두 번째 책으로 구성됐다. 그는 와비사비를 “불완전하고 비영속적이며 미완성된 것들의 아름다움. 소박하고 수수하며 관습에 매이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이라 정의한다.
『와비사비: 그저 여기에』 『와비사비: 다만 이렇듯』 레너드 코렌 | 안그라픽스 | 1만 5천 원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을 거스르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지체 없이 흐르는 시간과 의도 없이 변하는 자연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다.
시간의 궤적을 고스란히 안고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는 여정에서 행복을 찾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와비사비는 무언의 포옹이자 본질의 언어다. 정신에는 형태와 형식이 없다. 대신 이를 대변하는 상징으로서 사물의 본질이 우리 앞에 있다. 와비사비는 계절의 운율, 즉 사물의 자연적 근원을 선명히 드러낸 것들에 기우는 마음이다.
완전함을 추구해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우려하는 불완전한 태도보다 지금에 집중해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오롯이 포용하는 태도가 삶을 새롭게 한다. 균열에 귀 기울일 때 위대함도 목도할 수 있다. 무해한 작은 마음으로 자연을 닮은 사물의 본유를 깨닫는다. 그렇게 충만함과 아름다움을 스스로 정의할 수 있게 된다.
벗 삼고 싶은 정신이다.
빈 공간이 가능성을 품고 살아 있는 것임을, 소박함에 깃든 숭고함을 읽지 못해 그간 놓친 풍경이 많다. 와비사비 철학은 말한다. 아름다움은 지천에 놓여 있다고. ‘어디에도 없으나 어디에나 있다’는 말이 성립할 수 있는 이유는 모든 풍경이 마음의 내용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시선은 마음이 되고, 마음은 순간을 모아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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