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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vetica

by dig it 2006. 3. 30.
네오 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스타일 (Neo-Grotesque Sans)




(Hass) 활자회사의 포스터. 디자인 : 한스 뉴브루그(Hans Neuburg), 넬리 루딘(Nelly Rudin), 1960년 스위스

세리프가 없는 서체가 서체 견본집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본격적으로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초반의 아방가르드 미술운동과 관련이 깊다. 초기의 산세리프 서체들은 ‘그로테스크’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당시의 기준으로 볼 때 글꼴이 생소하고 특이하다는 반응에서 연유한 것 같다.

네오 그로테스크는 그로테스크 양식을 발전시킨,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등장한 산세리프 스타일이다. 이 양식의 산세리프 서체들은 형태적 완성도가 뛰어나고 대부분 체계적인 패밀리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획의 굵기가 일정하고 글자의 폭도 비슷하며 선의 흐름이 아름다워 화면에 고른 리듬과 색, 질감을 구현해 준다. 굵기와 비례에 따라 구성된 확장된 패밀리는 텍스트 정보의 위계를 시각화 해 주며 화면에 다양성과 통일성을 확보해 준다.

이 서체군이 주는 객관적, 중립적 톤(tone)은, 관점과 표현에 있어서 객관성을 중시했던 스위스 타이포그래피 양식과 손잡았으며, 이 국제적 디자인 양식의 대표 어휘로서 오랫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네오 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서체로는 ‘헬베티카(Helvetica)’, ‘유니버스(Univers)’, ‘폴리오(Folio)’, ‘애리얼(Arial)’ 등을 들 수 있다.



what 헬베티카 Helveticaan
when 1957년
where 스위스
why 디자이너의 취향과 스타일이 배제된 중립적 성향의 전통계승
who 1957년 스위스의 하스(Haas) 활자주조소는 악치덴츠 그로테스크를 한층 업그레이드한‘뉴 하스 그로테스크(Neue Haas Grotesk)’를선보였으며, 이 서체가 독일의 스템펠(Stempel) 사를 통해 소개될 때 바로 현재의 헬베티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스위스가 불러 일으키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순백의 알프스, 빨간 바탕에 흰 색 십자가 국기의 간결함과 명쾌함, 정치적 중립, 발달한 시계산업이 말해주는 정확함과 정교함, 스위스 아미 나이프(Swiss Army Knife)가 구현하는 실용주의. 이러한 스위스적인 특성과 장점을 글꼴이라는 형태에 장전하고 전 세계를 이롭게 한 서체가 있다. 바로 ‘헬베티카(Helvetica)’이다.

헬베티카는 그 이름에서부터 스위스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스위스 민족의 조상은 켈트족의 한 갈래인 ‘헬베티아(Helvetia)’족이며 스위스의 옛 이름 또한‘헬베티아’였다.

헬베티카는 스위스 모더니즘과 동일시되는 서체이다. 스위스 모던 타이포그래피 양식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꽃피웠으나 그 형태와 정신의 씨앗은 1920, 30년대의 신타이포그라피에서 찾을 수 있다. 헬베티카의 형태적 원조 또한 신타이포그래피의 주요 서체인 ‘악치덴츠 그로테스크(Akzidenz Grotesk)’이다. 신타이포그래피는, 소수의 특권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수에게 전달될 수 있는 예술이라는, 사회주의 이념에 기반한 러시아 구성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써 디자이너의 취향과 스타일이 배제된 중립적 성향의 산세리프 서체의 사용을 주장하였으며, 디자이너 불명(不明)의 19세기 서체,악치덴츠 그로테스크를 새로운 운동의 서체로 선택하였다.

러시아 구성주의, 신타이포그래피의 정신과 조형이 1950년대에 스위스에서 만개(滿開)하게 된 것은 바우하우스에서 수학한 막스 빌(Max Bill)과 같은 디자이너들을 통해서였다. 이들에게도 악치덴츠 그로테스크 사용의 전통은 이어졌으며 같은 정신을 공유하는 디자이너들 사이에 악치덴츠 그로테스크의 사용은 서로를 확인하는 일종의 코드(code)였다. 1957년 스위스의 하스(Haas) 활자주조소는 악치덴츠 그로테스크를 한층 업그레이드한‘뉴 하스 그로테스크(Neue Haas Grotesk)’를 선보였으며, 이 서체가 독일의 스템펠(Stempel) 사를 통해 소개될 때 바로 현재의 헬베티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1950, 60년대 스위스 모던 타이포그래피 양식은 디자이너의 주관적 해석이나 시각적 스타일 보다 전달해야 할 내용의 객관적 해석과 이의 명쾌하고 효율적인 전달에 중점을 두었으며 이를 위한 형태적 방법론을 형성하여 설득력을 더했다. 사진, 그림, 텍스트, 캡션 등 다양하고 복잡한 시각 전달 요소들에 유기적 통일성과 질서를 부여하는 그리드 시스템과 그 자체가 가장 간결한 글꼴 형태이면서 높은 가독성을 지니고 있는 헬베티카는 스위스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전도사가 되어 전 세계에 확산되었다.

헬베티카는 특히 1960, 70년대에 붐을 이루었던 다국적 대기업들의 시각적 아이덴티티 구축에 대거 사용되었다. 과장됨이 없는, 매우 중립적이면서 가독성이 높은 헬베티카의 형태는 정확함, 정교함, 신뢰로 연결되는 이미지로 인해 뉴욕, 도쿄 등 대도시의 지하철 사인(sign)으로 부터 루프트한자(Lufthansa),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s) 등 항공사의 로고타입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의 대상과 영역의 구분 없이 폭 넓게 사용되었다. 라이노타입(Linotype) 사의 보고에 의하면 헬베티카는 현재에도 가장 많이 팔리는 서체라고 한다. 국적과 계층을 초월하여 모두를 위한, 모두를 이롭게 하고자 했던 모던 디자인의 정신을 실천한 서체가 바로 헬베티카가 아닌가 싶다.


_출처 월간디자인 2004.4 from naver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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