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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슐랭의 시작

by dig it 2021. 4. 16.

바쁜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나를 위한 시간은 부족하게만 느껴집니다.

회사에서 매일 매일 전쟁을 치르고 나면
패잔병의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 보고 있는게
나를 위한 시간인건가 헷갈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퇴사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쿠테타를 계획해보지만,
결국에는 해외여행으로 잠깐 피난하는 방법으로
스스로를 달래곤 합니다.



저 혼슐랭 역시 매일 이와 같은 전쟁 속에서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이 전쟁의 기세를 돌릴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찾은 답은 없었습니다.
그냥 다시 유튜브나 보러 갑니다.

오늘은 술이 땡기지만
동네 친구를 불러 술을 마시러 가는 것도
내일 출근을 생각하니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지난 주에 퇴근길에 편의점에서 사온
세계맥주가 생각나서 냉장고를 열어보지만
이미 마늘 양파는 다 썩었고
마땅히 요리할 것도 없습니다.

결국 독일기업인지 한국기업인지 모르겠는
배달어플을키고 적당히 겻들일 안주메뉴를 찾아보지만
뭔놈에 메뉴들이 죄다 최소 2인분입니다.

이거 주문할 때 마다 서러워서
결혼을 해야하는건 아닌지 고민이 됩니다.
(이거 어떻게 보면 내가 선택해서 결혼을 안한 것 같지만, 결혼하려고 해도 모아놓은 돈도 없고 집도 없습니다)


괜히 비혼주의자인척 하고 초식남인척
직접 요리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간단히 오뎅탕이랑 해서 한잔하려고
귀찮지만 슬리퍼를 끌고 마트에 나갑니다.

그래도 느낌좀 내려고 오뎅탕에다가
팽이버섯, 대파, 고추, 다진마늘을 바구니에 담고
계산했더니 그냥 배달시킬 걸 그랬습니다.

봉다리 들고 집에 들어오니까
벌써 술맛이 다 떨어졌습니다. 요리 할 맛도 안납니다.
침대에 누워서 보니 현타가 옵니다.
나도 당당하게 '나혼자 산다'를 외치고 싶습니다.

술집에서 남들이랑 술먹으면서 맛없고
조미료 덩어리인 안주먹으면서
비싼 술값내는 것도 이제 질렸습니다.



진짜 나를 위한 혼술 테이블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남들 고민만 들어주다가 저도 이제 진이 다빠졌습니다.
나를 위해 투자하고 싶었습니다.
(혼술하는게 투자인지 모르겠지만 그 시간만큼은 정말 투자하고 싶었습니다)


맛있고, 건강하고, 1인분이고, 조리하기 쉽고, 싸고 괜찮은 안주가 필요했습니다.
냉장고에서 썩어들어가는 양파, 상추, 마늘 식재료는 이제 다 갖다 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혼슐랭은 저 그리고 여러분들을 위해
혼술 안주를 만들었습니다.

(1) 일단 기본적으로 맛있습니다.
(2) 합리적인 가격입니다.
(3) 내 입에 들어가는 건데 건강한 재료로 만듭니다.
(4) 냉동고에 넣어놓고 내가 먹고 싶을 때 꺼내서 먹을 수 있게 만듭니다.
(5) 똥손이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만듭니다.



처음에는 이 노잼인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니 혼술이 답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괜히 술기운에 진지합니다.
진지하게 내 인생을 고민해봅니다.
이거 은근히 재밌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응원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코가 석자이니 제 인생도 응원하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비혼주의자를 표방하고 있으니
여러분의 인생을 더 응원하겠습니다.
여러분의 혼술을 리드하겠습니다.

이상. 혼슐랭 가이드였습니다.

 

smartstore.naver.com/youngsn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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