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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림 MADE林

by dig it 2023. 8. 12.

인천 핫플 '메이드림' 기획한 김상률 FNPLACE 대표
KT&G '레종' 네이밍 작업한 22년차 브랜드 컨설턴트
브랜드 경영자로 변신한 첫 프로젝트로 홈런 날려

 

해수욕 시즌인 여름철 반짝 붐비던 인천 영종도 일대가 요즘 주말마다 떠들썩하다.

올해 1월 교회 건물을 탈바꿈해 문을 연 복합 문화 공간 ‘메이드림(MADE林)’을 찾는 인파가 아침부터 ‘오픈런’을 벌이면서다. 주말이면 수백, 수천 대의 차량 행렬이 섬을 찾는 탓에 동네 주민들은 때아닌 교통난에 몸살을 앓기도 했다고 한다.

개장 두 달도 채 되기 전에 명실상부 인천의 핫플레이스가 된 메이드림은 김상률(사진) 에프엔플레이스(FNPLACE) 대표의 작품이다.

SK텔레콤의 ‘T’, KT&G의 ‘레종’, 한국제지의 ‘밀크(Miilk)’ 등 유명 브랜드 네임을 탄생시키고

8권의 책까지 쓴 22년 경력의 브랜드 컨설턴트가 메이드림을 통해 브랜드 경영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메이드림 개장과 함께 아예 사무실을 영종도로 옮겨와 매일 서울에서 출퇴근하고 있다는 김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컨설팅은 기간이 설정되기에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내 역할도 끝나는데 브랜드 경영자는 일이 끝나지 않는 것이 차이”라며 웃었다. 그리고 이어 “예상치 못한 결과까지 책임져야 하는 자리가 쉽지는 않지만 내가 추구해온 브랜드 가치가 사람들에게 직접 닿아 사랑받는 모습을 보는 것은 굉장히 뿌듯한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브랜드 컨설턴트에서 브랜드 경영자로의 변신은 코스닥 상장사 ‘푸드나무’ 김영문 의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됐다.

브랜드 전문가로서 김 대표가 갖춘 식견을 신뢰하고 있던 김 의장이 공간 재창출에 대한 신사업을 도맡아줄 수 있느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김 의장에게 푸드나무라는 이름을 선물한 주인공으로 2018년부터 푸드나무의 사외이사를 지냈다. 이미 익숙한 성공에 머무느냐, 새로운 도전을 하느냐의 기로에서 김 대표는 도전을 택했다.

 

결과적으로는 첫 타석부터 홈런을 친 셈이지만 여기까지의 여정이 쉽지는 않았다.

시장조사부터 개장까지 걸린 시간만 꼬박 22개월이다.

그는 “약 10개월에 걸쳐 전국 170여 곳의 대형 카페, 복합 문화 공간을 살폈는데 대부분 한 번 찾고 마는 장소가 돼버리는 것을 봤다”며 “단순히 예쁜 포토존 한두 개를 갖추는 것을 넘어 오감을 만족하는 공간을 만들어내야만 했다”고 기억했다.

특히 풍부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진을 찍어 ‘자랑할 만한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과거의 소비가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지점에서 그쳤다면 지금 2030세대의 소비는 제품·서비스를 이용한 후 그 경험을 기록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자랑하는 것까지 해야 완결이 된다”며 “그 제품을 쓴다는 것이, 내가 그곳을 가봤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이 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런 목표를 세우고 힘들게 찾아낸 장소가 영종도의 왕산교회였다.

김 대표는 “수려한 경치를 자랑하는 장소부터 폐교까지 여러 후보군이 있었는데 교회라는 건물의 매력이 크게 와닿았다”며 “뉴욕과 런던에서 교회 건물을 클럽이나 레스토랑으로 재생한 공간을 본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확히 올해로 119년 된 예배당 건물이 부지에 포함되면서 120년 역사의 교회를 카페로 재생했다는 스토리를 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됐다”고 덧붙였다.

 

 

공간 중심에 교회가 놓이자 전체 디자인에도 자연스레 스토리가 입혀졌다. 예컨대 메이드림을 이루는 메인 건물인 ‘숲의 전당’은 층마다 완전히 다른 느낌의 인테리어로 눈길을 확 끄는데 창세기 속 7일간의 천지창조를 모티브로 빛과 어둠, 물과 하늘, 땅과 식물 등의 요소를 공간마다 녹여냈다. 층을 이동하는 계단의 벽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돼 이곳이 원래 교회였다는 사실을 떠올리게도 한다. 김 대표는 “건물을 나가면 사슴을 만날 수 있고 곧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 등도 운영할 계획인데 6일째 동물을 창조했다는 스토리에서 착안한 것”이라며 “메이드림은 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더 잘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이런 스토리도 시간을 들여 전해드리려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당분간 메이드림의 운영이 잘 자리 잡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실 3월 현재 메이드림에 대한 고객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리는 중이다. 김 대표는 “솔직히 예상보다 더 많은 고객이 빠르게 몰리면서 운영에 실수가 많았다”며 “2030 고객을 명확한 목표로 해 공간을 기획했기에 엘리베이터가 없는 등 노약자가 이용하기에 다소 불편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메이드림 이용료에는 사실상 왕복 1만 3200원이라는 영종대교 통행료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고객들의 눈높이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복합 문화 공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 사진 한 번 찍고 마는 공간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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