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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좋고 못된 짓 하는 사람은 대화가 된다.

by dig it 2024. 12. 14.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여러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된 다큐

'부적합: 도널드 트럼프의 심리(Unfit: The Psychology of Donald Trump)'에서 심리학자 존 카트너는 트럼프가 "가장 파괴적인" 성격 유형인 악성 나르시시스트의 4가지 핵심 증상을 명백히 보였다면서, 편집증과 나르시시즘(자기애), 반사회성 인격장애, 사디즘(가학증)을 언급했다. 가트너는 히틀러와 스탈린, 무솔리니가 같은 유형에 속한다면서 "이 같은 유형의 지도자들은 역사를 통틀어 나타나며, 항상 이례적으로 파괴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가 히틀러만큼 나쁘거나, 히틀러에 버금가는 존재라는 주장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히틀러와 같은 진단을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유시민 작가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트럼프와 윤석열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두 사람이 비슷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같지만 차이점이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좀 더 악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머리 좋고 못된 짓 하는 사람은 대화가 된다. 트럼프가 굉장히 난폭하고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지만 머리가 되게 좋고, 잇속에 밝고 계산을 잘한다. 인간은 마음에 안 드는데 그래도 저 사람하고 거래는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에 진짜 어리석은 사람이 있다. 게다가 못되고 어리석으면 진짜 대책이 없다.

“너 못 된 놈인 거 내가 아는데 이렇게 이렇게 하는 쪽이 좀 더 이익일걸”

이렇게 말해 줄 수 있으면 그다음부터는 협상이 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그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보다 더한 악성 나르시시스트, 불행하게도 머리 좋은 나르시시스트가 아니라 어리석은 나르시시스트가 나라의 최고 권력자이기에 온 국민의 고통을 받는다.

12월 3일(화) 밤 10시 25분, 갑작스럽게 대통령이 발표한 45년 만의 비상계엄선언은 6시간 만에 실패로 끝났다. 온 국민의 분노 속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내란죄 처벌이 분명해졌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선언 내용을 들으니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붕괴시키는 괴물이 되었기에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다며 혼란을 초래하는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것이다. 상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대통령이 현실과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인지 왜곡의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이 정말 비상계엄을 주장할 상황은 아니지 않는가? 

 

나르시시스트는 지적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들이다, 지적 능력은 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지성의 사전적 의미는 ‘지각된 것을 정리하고 통일하여 그것을 새로운 인식을 낳게 하는 정신작용’이다. 지성을 다른 말로 표현하며 ‘자기를 성찰하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사람들을 힘의 논리로 서열을 세워서 인식하고 자신보다 강한 사람의 말에는 무조건 따르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의 말은 무조건 지적하고 반박하는 사람들이다. 강자가 되면 무슨 짓을 해도 옳게 받아들여진다고 믿기 때문에 다른 그 누구보다 더 서열상 위로 올라가려고 애를 쓴다. 그리고 자신이 상대방보다 강자라는 생각이 들면 자신이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이 옳은 것, 선한 것이 되고, 상대방은 자기의 모든 것을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아예 없는 것이다. 힘 있는 사람은 무슨 짓이든 다 해도 괜찮고 힘없는 사람은 무슨 해도 다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아무리 모욕적인 일을 당했어도 상대방이 강한 사람이면 절대 그 사람을 의심하지 못한다. 무조건 자기 자신을 탓한다. 반대로 상대방이 약자라면 ‘감히 나한테 이렇게 하다니?’라는 생각으로 자신이 당한 것보다 훨씬 더 크게 보복한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가 없고 머릿속에는 그저 서열 관계와 힘의 논리에 대한 계산으로 가득 차서 진실을 바라보지 못한다.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인지 왜곡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인지 왜곡은 사실을 잘못 인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어난 일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본인의 입맛에 맞게 왜곡시켜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인지 왜곡의 5가지 대표적 증상들을 소개할 텐데, 이 증상들은 지적 능력이 떨어질 때로 떨어졌을 때 사람들이 사고하는 이 방식이며,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나르시시스트의 평소 사고방식과 같은 방식이다.

 

인지 왜곡의 첫 번째 증상은 증거가 없거나 반증이 있는데도 자신의 우울한 마음만을 근거로 해서 마음대로 이상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현실적인 데이터와 자료들을 다 무시하고 자신의 느낌만을 믿는 것이다. 두 번째 증상은 자신의 부정적인 시각에 부합하는 상황 요소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것들은 눈에 안 보이는 것이다. 세 번째 증상은 미미한 경험이나 사건에 근거해서 과하게 일반화시킨다는 것이다.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들어서 전부 다 그렇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네 번째 증상은 자신과 관련이 전혀 없는 외부 상황을 자기 자신과 관련지어서 생각하는 것이다. 전혀 신경 쓸 필요 없는 남의 고민을 자기 고민인 양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섯 번째 증상은 흑백논리와 이분법적 사고이다. 내 편이 아니면 적으로 돌리는 식으로 다양한 시각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평온한 저녁 모든 국민이 평범한 일상을 마칠 그 시간에 뜬금없이 비상계엄선언을 하는 대통령에게는 위에 소개한 인지 왜곡의 증상들이 모두 해당한다. 

 

지적 능력, 즉 지성을 높여야 인지 왜곡의 확률을 낮출 수 있고 회복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책을 많이 읽고 사람들과 열린 토론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제로 나르시시스트 중에 책을 많이 읽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참 힘들다. 책보다는 매일 술독에 빠진 대통령에게 이런 지적 능력을 기대하긴 더더욱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지적 능력이 떨어진 대통령이었기에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똑똑했다면 그토록 허술하고 엉성한 비상계엄 선포를 하진 않았을 것이니 말이다. 

 

임석한 skygrace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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