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이어령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신수정
1, 이어령 선생님을 애도하는 페북글이 많이 보인다. 나도 예전 인터뷰 하신 내용이 기억난다. 요약하면 이러하다.
"모두가 뛰는 길로 가면 등수가 만들어진다. 150명이 같은 방향으로 뛰면 1등에서 150등까지 생긴다. 그러나 다 다른 방향으로 뛰면 모두가 1등이다. 자신의 삶을 살아라. top이 되려하기 보다는 unique하라. 내가 이제 늙고 병들어서 깨달은것이 있다. 젊은이는 늙고 늙은이는 죽는다. 그러므로 오늘을 가치있게 살라."
2. 죽음이 가까와 오자 그분은 이런 말도 하셨다. "나는 존경받았지만 사랑받지 못했다"
3. 그의 딸은 암으로 먼저 돌아가셨다. 그의 딸은 생전에 이런 글을 썼다.
"자기 전에 인사를 드리기 위해 아버지가 글을 쓰고 있는 서재 문을 두드렸다. 오늘 따라 특별히 예쁜 잠옷을 입었기에 아버지가 ‘굿나잇’ 해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쳐다보지도 않고 건성으로 손을 흔들기만 했다. ‘오늘도 역시’ 하는 생각에 시무룩해져 돌아섰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아버지 서재에 숨어들어가 술을 마셨다.작가, 교수, 논설위원 등 3개 이상의 직함을 가지고 살며 늘 바쁜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그 팔에 매달려 사랑받고 싶은 딸이었는데, 배고프고 피곤한 아버지는 ‘밥 좀 먹자’ 하면서 나를 밀쳐냈다 ”
4. 그는 딸의 사후 후회하며 이런 편지를 쓰셨다.
"나는 어리석게도 하찮은 굿나잇 키스보다는 좋은 피아노를 사주고 널 좋은 승용차에 태워 사립학교에 보내는 것이 아빠의 행복이자 능력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서야 느낀다. 사랑하는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나의 사랑 그 자체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옛날로 돌아가자. 나는 그때처럼 글을 쓸 것이고 너는 엄마가 사준 레이스 달린 하얀 잠옷을 입거라. 그리고 아주 힘차게 서재 문을 열고 ‘아빠, 굿나잇!’ 하고 외치는 거다. 약속한다. 이번에는 머뭇거리고 서 있지 않아도 된다… 나는 글 쓰던 펜을 내려놓고, 읽다 만 책장을 덮고, 두 팔을 활짝 편다. 너는 달려와 내 가슴에 안긴다. 내 키만큼 천장에 다다를 만큼 널 높이 들어 올리고 졸음이 온 너의 눈, 상기된 너의 뺨 위에 굿나잇 키스를 하는 거다. 굿나잇 민아야, 잘 자라 민아야. 그리고 정말 보고 싶다.”
5. 따님과 하늘에서 다시 만나셔서 마음껏 포옹하시길. 베푸신 선한 영향력! 감사합니다.
